우리의 기본 입장 해설 25:
여성 해방을 위해 어떻게 싸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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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해방 쟁취의 출발점은 현재 벌어지는 고무적인 투쟁들에 있다.
최근 몇 년간 불법촬영 항의 운동, 임신중지권 운동, 성폭력 반대 운동 등 여성 차별에 맞선 운동에 수많은 여성들이 동참했다. 이 운동들이 분출한 배경에는 성평등 염원과 성차별적인 현실의 격차에 대한 정당한 분노가 있다.
한편, 여성이 다수인 학교 비정규직, 마트, 톨게이트 요금 수납 노동자들 등도 임금 인상과 고용 안정을 요구하며 파업했다.
이런 투쟁들은 서로 무관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투쟁들은 집단적으로 반격하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
경험적으로 여성 차별은 개인 대 개인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갈등인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물론 거리와 일터에서 성희롱·성추행이 벌어지고 임신중지 권리가 공격받을 때마다 그에 맞서는 것은 중요하다.
그럼에도 여성 차별은 일련의 단일 쟁점들로 축소될 수 없다. 그 쟁점들이 저마다 중요하더라도 말이다.
더 나은 세상을 쟁취하는 전략은 그 모든 투쟁들을 체제 전체에 맞선 더 광범한 투쟁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자본주의하에서 개혁을 쟁취하는 투쟁은 중요하다. 대중의 삶을 실제로 개선할 수 있고, 싸우고자 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자본주의 핵가족 모델이 오늘날 여성 차별에서 중심적인 문제라고 본다.
인정받지 못하는 무급 돌봄 노동이 개별 가정 내에서 이뤄지는 단위로서의 가족은 해방 운동의 도전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 과정의 일환으로서, 그러한 가족에 도전하는 당면 요구들을 제기해야 한다.
마르크스주의 인류학자 엘리너 리콕은 그런 요구들을 쟁취하는 투쟁이 자본주의하에서 여성 차별의 논리를 공격한다는 점을 예리하게 지적했다.
“아이들을 사회가 책임지라고 요구함으로써 그런 투쟁들은 경제 단위이자 여성 차별의 기초이자 계급 착취를 지탱하는 핵심 요소로서의 가족의 성격을 공격한다.”
여성 차별은 자본주의하의 모든 여성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부유층은 차별의 몇몇 측면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길 수 있다.
부유층은 무급으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인 가사노동을 노동계급 여성을 고용해서 시킬 수 있다. 부유층 여성들은 자신의 필요에 언제든 부응할 수 있는 양육 서비스를 누릴 수 있고, 그래서 경력을 쌓는 과정에서 밀려나지 않을 수 있다.
계급
여성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구조적 성차별을 경험하는데 그 차이는 계급에 따라 정해진다.
이런 분석은 우리가 누구와 어떻게 투쟁해야 하는지에 관해 함의하는 바가 있다. 부유층 여성은 자신들의 호화로운 삶을 가능케 하는 사회를 유지할 이해관계가 있다.
그러나 노동계급은 성별 정체성을 불문하고 모두가 자본주의에 도전할 이해관계가 있다.
진정한 해방은 노동계급의 여성과 남성이 단결하는 투쟁으로만 쟁취할 수 있다.
독일 마르크스주의자 클라라 체트킨은 이렇게 썼다. “노동계급은 성별을 불문하고 계급 전체로서 자본주의 사회에 이렇게 선포할 수 있어야 한다. ‘자본주의여, 너는 우리에게 의존하면서도 우리를 억압한다. 네가 쌓아 올린 것이 어떻게 무너져 내리는지 보라.’”
체제에 맞서는 지속적인 항쟁은 언제나 여성의 지위를 포함한 일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금세 나아갔다.
1917년 러시아 혁명 때는 여성의 지위를 공식적으로 향상시키는 대대적인 법률적 변화가 며칠 만에 도입됐다.
러시아 혁명으로 탄생한 노동자 국가는 자본주의와 달리 그런 변화를 실현하는 데 자원을 투여했다. 자본주의하에서 “성평등”을 위한다는 조처들이 도입되는 과정과 달리, 노동자 국가에서는 단 며칠 만에 변화가 이뤄졌다. 그리고 더 많은 변화가 실현될 수도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 혁명은 분쇄됐고, 스탈린주의 지배 체제하에서 러시아 여성들의 삶은 다시 후퇴했다. 그러나 러시아 혁명의 경험은 여성 해방을 위한 투쟁이 어떻게 더 광범한 사회 변혁을 위한 투쟁의 일부가 되고 해방을 쟁취할 수 있는지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