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을 위해 기초연금제 도입을 추진하는 취지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주노동당의 기초연금제 자체만을 떼 놓고 보면 용돈 수준의 경로연금을 추진하는 정부안의 기초노령연금제보다 낫다고 할 수 있다. 또, 없던 제도를 만든다는 점에서 ‘개선안’이라는 면이 강하다.
그러나 현재 민주노동당의 연금 개혁은 기초연금제와 국민연금을 연동시켜 기초연금제 도입 대신 국민연금을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개악하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국민연금 40퍼센트에 해당하는 필요보험료율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다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오건호 “국민연금, 공공의 적인가 사회적 연대 임금인가”).
그런데 장호종 기자가 쓴 ‘다가온 국민연금 개악’ 기사는 민주노동당의 기초연금제 도입을 말하는 것인지 일반적인 의미의 기초연금제를 말하는 것인지 모호하다.
지난 10월 24일 민주노동당이 정부의 개악안에 합의한 것은 기초연금제와 거래하려는 것뿐 아니라 “더 내고 덜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전제를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이 기초연금제가 합의되더라도 국민연금 개악안에 동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민주노동당의 연금개혁안 자체가 기초연금제를 도입하는 대신 국민연금 후퇴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의 국민연금 개혁안 자체를 지지할 수 없음을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