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먹튀'를 비호한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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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론스타게이트 수사 발표가 딱 그 꼴이다. 검찰이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변양호를 조사하자, 사람들은 변양호의 배후가 밝혀지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제 “변양호가 다”라며, 배후 규명을 기대한 사람들에게 되려 호통친다.
솔직히, 자산 62조 원의 국책 은행을 투기펀드에 사기 매각하는 게 재경부 국장 한 명과 해당 은행장, 단 두 명의 공모로 가능하다는 걸 누가 믿겠는가. 주범으로 기소된 변양호도 “국장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한국 행정 시스템을 뭘로 보느냐”고 법원 영장 실질심사에서 당당하게 말했다.
론스타 사기 매각의 한국쪽 주역들인 재경부 변양호·김석동과 당시 외환은행장 이강원,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 전윤철이 모두 ‘이헌재 사단’이다. 당시 외환은행 최대 주주로서 론스타에 매각한 주식의 실소유주라 할 수 있는 수출입은행 행장 이영희는 진념이 부총리 시절 임명한 자로, 이 둘은 매각 과정에서 여러 차례 만났다. 흥미로운 것은 외환은행 매각 당시 론스타의 법률대리인인 김&장의 고문이 이헌재였고, 론스타의 회계법인 삼정 KPMG의 고문이 진념이었다는 것이다. 매각 당시 재경부장관이었던 김진표를 수사하지 않은 것도 의문이다.
투기자본감시센터 이대순 변호사는 펀드에 실제로 투자한 자들이야말로 헐값 매각과 되팔기의 실질적 수혜자인데, 검찰은 투자자 명단을 수사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무엇보다 투기자본·로펌·관료 삼각동맹의 중심점에 청와대가 있다는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이강원이 2003년 청와대 경제수석 권오규를 만나 매각 과정을 보고한 사실을 털어놓았는데, 검찰은 청와대 연관설을 아예 수사에서 배제했다. 최근에는 변양호가 노무현의 심복인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이광재와 만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이 진정한 ‘몸통’인 청와대 수사를 위한 특검 실시를 요구하는 것은 올바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