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윤석열 탄핵 집회:
지난주보다 더 커졌지만, 극우의 총동원 집회 규모에는 못 미치다
〈노동자 연대〉 구독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탄핵 심판 변론을 종결한 뒤 첫 주말 윤석열 탄핵 집회가 열린 안국역과 경복궁, 광화문 북단 일대는 윤석열 파면 외침으로 가득했다. 나눠 준 여러 팻말들도 대부분 윤석열 파면 요구를 부각시켰다.
윤석열 탄핵 찬성 집회들
7만여 명이 참가해 지난주보다 규모가 커지고 기세가 좋았다. 그러나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과 민주노총이 전국 총력 동원을 하지 않아 전광훈의 광화문 집회보다 규모가 작았고, 여의도 집회와는 규모가 비슷했다.
안국역에서는 촛불행동 집회와, 야5당(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이 주최한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연이어 열렸다.
탄핵 인용이 머지 않았다는 기대가 느껴졌다. 몇몇 청년들은 일제 강점기의 학생 복장을 입고 거리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윤석열 파면” 구호를 신나게 외쳤다.
촛불행동 집회의 사회를 맡은 김지선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내란 대행 최상목은 3·1 운동의 가르침이 통합이라고 말합니다. 내란범들과 무슨 통합입니까?” 하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되고” 윤석열 파면 이후에도 “촛불이 멈춰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집회 참가자 일동의 이름으로 발표된 격문은 “민주 정부, 자주 독립 국가를 건설할 때까지 빛의 혁명이 계속될 것”이라며 민주당과의 연대를 강조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단에서 윤석열, 국민의힘의 극우 부추기기와 검찰의 수사 방해를 규탄하며 헌재에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야5당의 지역 조직 깃발들이 꾸준히 들어왔다. 민주당 당원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야5당 집회가 시작될 무렵에는 집회 대열이 안국역에서 동십자각 사이 전 차선을 메우기 시작했다. 열린송현 녹지 광장도 집회 참가자들로 가득찼다.
김재연 진보당 대표는 윤석열과 우파가 가장 바라는 것이 내란 종식 세력의 분열이라며 단결을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쿠데타를 저지하고 윤석열 탄핵을 위해 거리에 나온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한 뒤, 윤석열 옹호는 보수조차 못 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 정상 사회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도·보수 노선을 에둘러 말한 것이다.
야5당 집회를 마치고 약 3만 명이 비상행동 집회가 열리는 경복궁 앞으로 향했다.

경복궁 앞
경복궁 앞 사전 대회들은 사회 대개혁 과제들을 다룬 ‘사회대개혁 이야기 다 나누는’ 〈사이다 파티〉 집회, 삼일절 기념 대회, 장기투쟁 사업장 연대 상경 도보 투쟁을 한 희망 뚜벅이 집회 등이었다.
사이다 집회는 대선을 앞두고 반우파 야당 후보들에게 개혁 과제들을 제시하는 캠페인이다. 오늘은 돌봄, 기후, 민생, 노동권 등의 개혁 입법 과제를 발표했다.
오후 5시 본대회에서는 헌재 탄핵 인용 촉구와, 곳곳에서 준동하는 극우에 대한 규탄이 강조됐다.
비상행동 이홍정 공동의장(자주통일평화연대)은 대표 발언에서 윤석열 즉각 파면을 촉구했다.
“반공 전쟁 정치가 비상계엄을 통해 거듭 반복되는 근본 원인이 분단 냉전 체제에 있[습니다] ... 내란 세력을 제대로 단죄하지 않는다면 깊이 뿌리내린 분단 냉전에 힘입어 저들은 다시 되살아날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내란 주범 윤석열을 하루빨리 파면해야 합니다!”


비상행동 이나영 공동대표(정의기억연대)는 윤석열이 극우 선동으로 ”내전 확장과 민주주의 붕괴를 계속 획책“한다고 규탄했다.
”이제는 청산해야 합니다. … 이 기괴한 식민지·반민족 극우 파시스트들을 단호히 심판합시다. 윤석열이 파면되고 극우·내란 세력이 청산되는 그날까지 매주 토요일 광장에서 우리의 힘과 의지를 보여 줍시다.“ 이나영 대표는 ”전쟁과 차별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셨던 고 길원옥 할머니의 명복“을 빌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야당 대표들도 발언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내란 세력 척결에 힘을 모으겠다고 발언했다. 오늘 집회의 주력 대열이 원탁회의 소속 야당들(특히 민주당)인 점이 반영된 프로그램인 듯하다.
윤석열 탄핵 대행진
종로와 삼일대로를 거쳐 헌재 앞 안국역까지 이어진 행진은 근래 들어 가장 기세 높고 활기찼다. 자신들의 구호와 함성이 거리를 쩌렁쩌렁 울리는 데에 고무돼 활짝 웃으며 목소리를 더 높였다.
3·1 운동의 구호를 딴 윤석열 파면 만세 삼창이 울려 퍼지자, 성조기를 들고 우익 집회에 참가했다가 집에 가는 사람들이 그 위세에 눌려 골목길로 숨어드는 모습이 몇 차례나 보였다.


도심에 나들이 나온 행인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열을 응원하고, 인근 가게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도 일손을 놓고 나와 행진 장면을 핸드폰에 담으며 방송차에서 흘러 나오는 ‘독립군가’를 따라 불렀다.
대열은 헌법재판소가 있는 안국역 앞에서 힘찬 함성과 함께 행진을 모두 마무리했다. 비상행동은 평일인 3월 5~7일 오후 7시 30분 거리 행진과 3월 8일(토) 오후 5시 범시민대행진 참가를 호소했다.
삼일절 총동원한 극우
극우도 헌재에 탄핵 기각 압력을 넣기 위해 전국에서 총동원했다. 광화문과 여의도로 나뉘어 열렸어도, 전광훈이 주도하는 광화문은 십수만 명이, 대형 교회 극우 목사들의 지원을 등에 업은 세이브코리아의 여의도 집회는 6만여 명이 모였다.

광화문 집회는 KT광화문빌딩부터 세종대로를 따라 남대문 앞까지 전 차로를 메웠다.
여의대로에서 차선을 계속 늘려 가며 열린 여의도 집회에는 대형 교회들 외에도 국민의힘이 전국에서 당원을 동원했다. 전 당대표 김기현과 나경원·윤상현 등 의원도 37명이나 참석했다.(국힘 의원들은 전광훈 집회에도 9명이 참가했다. 윤상현은 두 집회 모두 참석했다.)
여의도 집회에는 트럼프 1기 정부에서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지낸 기독교 극우 모르스 단이 마코 루비오와 트럼프의 이름으로 “당신들을 버리지 않겠다”고 연설했다.
두 집회 모두가 윤석열의 이름으로 장외 투쟁을 촉구했다. 쿠데타 주모자들의 옥중 선동 정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광화문에서는 윤석열의 변호사(이자 절친)인 석동현이 ‘윤석열이 참가자들의 안부를 묻는다’고 떠들었고, 김용현의 변호사는 쿠데타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메시지를 대독했다. 여의도에서는 윤상현이 윤석열의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두 극우 집회 모두 헌재 판결 이후에도 계속 전투가 벌어질 것인 만큼 기층 조직 건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헌금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천만 조직[이다.]”(광화문) “체제 전쟁에서 이길 때까지 ... 전국이 깨어나게 하자.”(여의도)
우리도 극우에 반대하는 대중 운동들을 건설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