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균 칼럼 - 메스를 들이대며:
한미FTA, 그 “진실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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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 대표 김종훈은 5차 협상을 마치고
문제는 겉보기에 치열했던 양국의 힘겨루기 자체가 아니라 그 힘겨루기가 무엇을 위한 것이었고 어떤 일괄 타결을 위한 것이었는가다.
이번 협상에서 큰 이슈가 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보자. 한국 정부가 주장한 대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공식적으로는 한미FTA와 전혀 상관없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협상장 바깥에서 쇠고기 수입 없이는 한미FTA도 없다는 주장을 집요하게 계속하자 한국 정부는 결국 쇠고기 문제를
미국 정부는 서비스나 투자 분야에서도 요구를 명확히 했다. 한국 정부는 한미FTA에서 공공서비스 분야의 공공성을 저해하는 조치는 없다고 한결같이 주장해 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요구하지 않겠다던 전기
한편으로는 한국 정부도 요구를 명확히 했다. 바로 무역구제 문제, 즉 반덤핑 조치의 완화다. 한국 정부는 이 분야의 요구를 들어 주지 않으면 판을 깨버릴 듯한 제스처를 보였다.
제스처
어쨌든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반덤핑 조치 완화 요구를 미국이 즉각 들어주지 않자 한국이 이와 연계해 중단시킨 협상 분야가 전혀 무관한 자동차 배기가스, 의약품 협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협상의 연계에서 드러나는 것은 바로 한국의 빅딜 시나리오다. 미국이 한국 기업 수출에 유리한 조건을 받아들이면 한국의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을 완화하고 약값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대형자동차에 중과세 해 배기가스를 규제하고 세원을 확보하는 정책, 의약품을 싸게 구입해서 사회보장을 강화하는 정책을 포기하는 대신 한국 기업들의 수출 문턱을 낮추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빅딜인가?
잃는 것은 한국의 핵심적인 사회 정책들이고, 얻는 것은 한국 기업들에 유리한 수출 조건이다. 더욱이 한국의 환경정책과 의료정책은 한국의 자동차기업과 제약기업들이 이윤을 늘리는 데도
게다가 이 빅딜에는 의약품과 배기가스뿐 아니라 쇠고기 등 식품과 공공서비스까지 포함될 것이다.
또 하나 봐야 할 것은 선전되는 내용이 아니라
한미FTA 협상의 실제 시한은 부시의 중간선거 패배로 무역촉진권한
지금 사회운동이 할 일은 한미FTA의 진실을 알리고 이를 통해 운동을 조직하는 것이다.
우선 한미FTA에 저항하는 운동이 성취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우리 운동은 한미FTA 반대 운동을 통해 여러 신자유주의 쟁점들을 의제화해냈다. 공공서비스 사유화, 교육
그러나 부족하다. 신자유주의적 쟁점들을 좀더 명확하게 제기해야 하고 부각되지 못한 의제들을 더 발굴해야 한다.
또, 운동을 더 넓히고 심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참여정부가 동시에 추진하는 여러 조처들, 연금법 개악과 의료급여 축소 등의 사회보장 축소, 비정규직 확대, 노사관계로드맵 관철이 한미FTA와 함께 반민중적 신자유주의 정책의 연쇄고리임을 분명히 하고 이에 맞서는 저항들을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한미 양국 정부는 이제 한미FTA 협상의 막판에, 한편으로는 운동 탄압을 통해, 다른 한편으로는 국익을 둘러싼 양국간 갈등이라는 현란한 치장을 통해 한미FTA의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
지금 한미FTA의 진실을 밝혀내는 것은 온전히 사회운동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