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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노조 파업 투쟁과 납품 비리 파문

노조 창립기념품 납품 과정에서 업무상 배임 혐의로 간부 한 명이 구속되면서 현대차 박유기 집행부가 사퇴하게 됐다. 진상이 더 밝혀져야겠지만 이것은 현대차 조합원들과 전국의 노동자들을 실망시킨 일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그러나 조중동과 노무현 정부는 이것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 론스타, 바다 이야기, 제이유 로비 사건 등 온갖 비리의 몸통이 바로 이들 아닌가.

사실 몇 개월째 끌어오다가 지금 관련자를 구속한 것도 민주노총 파업을 겨냥한 것이 명백하다. 일부의 노조 간부의 일탈을 빌미로 현장 노동자들의 투쟁을 공격하려는 것이다.

나는 이미 8월 중순에 진상조사위를 꾸려서 기념품 관련 의혹을 밝힐 것을 한 동지와 함께 대자보로 공개 제기한 바 있다. 그 때 박유기 지도부가 잘못을 시인하고 진상을 밝혔다면 지금의 난국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박유기 지도부의 회피가 결국 현장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준 것이다.

〈조선일보〉는 현대차노조가 민주노총 파업에 ‘개근’했다고 비난했지만, 박유기 지도부도 2∼4시간 부분파업만을 호소해 왔다. 조합원들은 이런 지침을 충실히 따랐지만 노동법 개악을 저지하려는 지도부의 진정성을 크게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 각 현장조직들도 박유기 지도부 사퇴에만 열중했지 노동법 개악 반대 파업이 취소되는 것은 신경쓰지 않았다.

노동법 개악에 맞선 현장 투쟁 건설보다는 노조 지도권 다툼에 더 열중한 것이다.

이번 배임 사건이 기업별 노조 때문이고 산별노조가 해결책이라는 말이 있지만, 노조 상근 간부의 일탈은 산별노조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현장조합원들이 노조 상근 간부들을 통제하고 주도적으로 투쟁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