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 노동자들이 더 큰 틀에서 단결하고 투쟁하려는 염원을 반영한 공공·운수 산별노조 건설 움직임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맞불〉은 공공·운수 분야 노동자들이 통합연맹을 통해 더 폭넓고 강력하게 연대해서 자본과 정권에 맞서 싸울 수 있기를 바란다.
통합연맹 건설 과정에서 큰 산고를 치르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의 사건들(택시연맹의 갑작스런 반대, 12월 26일 통합대의원대회 무산 등)은 이런 어려움의 반영이었다.
다만, 공공·운수 산별노조 건설 과정에서 기층 현장조합원들의 주도성보다 상층 간부들의 권한 강화가 추구되고 있는 것은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예컨대, 공공노조 창립 대회 때 쟁의행위에 관한 규약 79조가 논란이 됐다. 79조 3항은 이렇다. “교섭단위별 쟁의행위 결의는 조합 중앙집행위원회 심의를 거쳐 해당 교섭단위 조합원들의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로 결정한다. 다만, 긴급한 때에는 위원장의 승인으로 갈음할 수 있되, 사후 중앙집행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규약은 현장 파업을 가로막는 이중의 잠금 장치라 할 수 있다. 현장 노동자들이 긴급 상황에서 자주적으로 즉시 행동에 돌입할 경우 이에 대해 위원장이 심사해 파업을 중단시킬 수 있다. 또, 위원장이 파업을 승인하더라도 이후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다시 한 번 파업을 중단시킬 수 있다.
그리고 택시연맹에서는 비리 때문에 물러났던 강승규가 활동을 재개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강승규는 지난해 12월 22일 택시연맹 대의원대회에서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지하철노조의 노사화합 체육대회, 도시철도노조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가입을 거부한 결정 등도 노동운동의 대의를 저버린 행동이다.
새롭게 선출된 통합연맹 지도자들은 이런 문제를 분명히 비판해야 한다. 이런 무원칙한 일에 침묵하며 통합의 형식에 집중하는 것은 본말전도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공공·운수노조의 투쟁적 활동가들은 현장 노동자들의 자주적 행동권을 옹호하고, 일부 지도자들의 무원칙한 실용주의적 태도를 단호히 비판하면서, 진정한 연대와 투쟁을 바탕으로 한 통합연맹과 산별노조 건설을 위한 운동과 네트워크를 건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