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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특별 취재 - 2007 케냐 세계사회포럼:
21세기 혁명: 아프리카와 전 세계의 해방을 위한 급진적 대안

21세기 자본주의의 대안을 둘러싼 흥미로운 워크샵이 열렸다. 바로 “21세기 혁명”이다.

남아공과 짐바브웨, 보츠와나, 영국의 연사들은 끔찍한 빈곤과 전쟁을 낳는 자본주의 체제를 파괴할 때만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영국의 웨이먼 베넷은 이렇게 주장했다.

“21세기 사회주의의 문제는 우고 차베스가 제기하고 있다. 사회주의는 착취와 억압이 없는 사회다.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강철 주먹’이 움직인다. 아프리카야말로 자본주의의 실패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문제는 생산이 적어서가 아니다. 자본주의의 진정한 문제는 너무 많이 생산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사회주의가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전쟁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전쟁에 35억 파운드를 사용했다. 이 돈은 1억 5천만 명의 아이들을 교육시킬 수 있는 돈이다. 걸프전에 사용된 크루즈 미사일 두 발은 2만 5천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돈이다.

“사회주의가 가능한 이유는 세계 노동계급의 성장이다. 사회주의는 위로부터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노동계급의 투쟁이 핵심적으로 중요하다. 20세기 내내 혁명을 경험했다. 최근에도 볼리비아 노동자들의 투쟁이 있었고, 베네수엘라 민중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

보츠와나의 가온테발레 목고시 동지는 이렇게 주장했다.

“자본주의의 새로운 단계인 신자유주의는 노동계급에게 가혹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1980년대에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공기업을 사유화했다. 기업들의 세금은 감면됐고, 사회 서비스 제도가 축소됐다.

“짐바브웨의 무가베가 노동계급의 동지이자 대변자라고 자처하지만 그가 말하지 않는 것은 중국 광산 기업들과 협력해서 짐바브웨의 백금 광산을 건설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아공의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정부는 남아공 국영 은행의 다수 지분을 영국 은행에 팔았다. 남아공 정부는 수단에서는 남아공 석유 다국적기업들의 이권을 수호하려 한다. 남아공 대통령 타보 음베키는 미국산 무기를 수억 달러어치 사들였다. 수단에 파견된 남아공 군대는 남아공 석유 기업들을 보호하려 한다. 남아공의 평범한 사람들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열악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상황이 하도 심각해서 음베키의 옛 동지 중 한 사람은 그를 ‘아프리카의 조지 부시’라고 불렀다.”

남아공의 여성 사회주의자 클레어 세루티는 아프리카 민족주의의 한계를 지적했다. “무장 투쟁으로 집권한 무가베나 선거로 음베키나 노동자들을 공격하기는 마찬가지다. 민족 해방 운동이 매우 영웅적이고 전투적인 무장 항쟁이었음에도 결국은 신자유주의로 귀결됐다. 민족 자립 경제를 건설하려 했다가 1970년대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 상황에서 세계 경제로 편입되려 하면서 제국주의 국가들이 추진하는 똑같은 신자유주의 정책들을 추진하게 됐다. 무가베는 20년 전에는 민족 해방의 상징이었으나 지금은 신자유주의와 독재의 상징이다.

“남아공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는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졌다. 남아공의 자본가들과 음베키 정부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동자 민중에게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강요했다. 그래서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되기는 했지만 사용자들은 물가상승률보다 더 낮은 4~6퍼센트의 임금 인상만을 요구했다. 교육 관련 통계를 보면 학생 3명당 1명꼴로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다. 실업률이 너무 높아서, 학교를 마치지 못하면 괜찮은 일자리는 꿈도 꾸지 못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남아공 정부는 교육보다 군비에 더 많은 예산을 쓰고 있다. 남아공은 전쟁 위협이 전혀 없는 나라다. 그들이 군비에 더 많이 투자하는 진정한 이유는 아프리카를 장악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수단 다르푸르에 남아공 군대가 투입돼 있다. 그래서 조지 부시는 타보 음베키를 자신의 ‘포인트 맨’[첨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아파르트헤이트를 종식시킨 운동의 지도부가 혁명적 비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전에 길고 지리한 협상 과정이 있었다. 정부와 우파들은 협상을 지연시키고 퇴보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러한 노력은 대중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었던 공산당 지도자 크리스 하니의 암살에서 정점에 이르렀다. 크리스 하니 암살에 항의하는 대규모 운동이 일어났고 특히 장례식 날에 어마어마한 인파가 거리를 메웠다. 이것은 남아공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대중 운동이었다. 바로 이런 운동이 아파르트헤이트를 종식시키는 데 결정적 구실을 했다.

“그러나 ANC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자본주의를 타도하는 것이 아니라 남아공 정부에 들어가서 점진적 개혁을 통해 사회주의로 나아가려 했다. 이렇듯 혁명적 비전이 없기는 오늘날 남아공 공산당도 마찬가지다. 남아공 공산당은 음베키 정부의 위기가 심화하는 와중에도 음베키 정부 타도를 위한 대중 운동을 건설하기보다는 다음 대선에 누구를 후보로 세울 것이냐는 논쟁에 발목이 잡혀 있다.

“때문에 혁명적 비전은 단지 먼 미래뿐 아니라 지금 당장의 투쟁을 전진시키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자본주의 위기 때문에 점진주의는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사치다. 자본주의 위기의 불가피성 때문에, 한 가지 문제가 해결됐다 싶으면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난다. 문제가 점진적으로 해결되기는커녕 갑작스런 재앙이 곳곳에서 터져나올 수 있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보면 20년 전보다 지금 더 가난하다. 소수가 더 부유해진 것을 감안하면 대다수 민중은 더욱 비참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오늘날의 신자유주의가 무장한 신자유주의이기 때문에 전쟁 문제가 중요해졌다.

“소말리아에서는 이제 겨우 야만적 상황을 극복하려는 찰나에 다시 한 번 군사적 개입으로 야만 상태로 회귀하고 있다.”

짐바브웨 무니야라지 그위사이 동지는 이렇게 주장했다.

“혁명을 위한 객관적 조건은 충분히 발전했다. 자본주의 생산력이 워낙 발전한 탓에 이제는 전 세계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물질적 토대가 존재한다. 남반구뿐 아니라 북반구에서도 대규모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프랑스의 대중파업과 무슬림 청년들의 소요, 남반구에서 북반구로 이주한 노동자들이 이민자 권리를 요구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체제에 대한 저항이 이토록 확산한 것은 체제가 어마어마한 생산력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이로비 노동자들은 출근길에 엄청난 교통난에 시달린다. 그러나 케냐 정부는 도로 개선에 투자하지 않고 케냐타 공항과 종합운동장 따위를 새로 짓는 데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전 세계에서 ‘사회주의냐 야만주의냐’라는 물음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동으로 사회주의라는 결론으로 이끌리지 않는다. 체제의 위기가 심해지고 운동이 너무 강력해져서 탄압에만 의존할 수 없을 때 우파 중간계급 인텔리겐챠와 NGO들이 ‘법치주의’와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가치를 내세우며 운동을 길들이려 한다. 그들의 시도가 성공하지 못하게 하려면 전 지구적 대중적 혁명정당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혁명적 이데올로기의 명확성이 매우 중요하다.”

플로어 토론도 활발했다. 아프리카 동지들과 세계 곳곳에서 온 활동가들은 혁명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논쟁점은 두 가지였다. 나는 혁명가들의 중요하게 취해야 할 전략·전술에 관해 말했다. 제국주의 사슬의 약한 고리인 이라크와 반전 운동의 중요성, 혁명가들이 이 운동을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는 점, 학생 투쟁에 관심을 갖고 학생들을 혁명적 정치로 이끌기 위한 노력, 개량주의자들과 함께 행동하기 위한 공동전선을 강조했다. 인도에서 온 활동가는 “공동전선에서는 사상적 명확성이 중요하고, 단일 쟁점보다는 더 큰 전략적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국의 찰리 킴버는 “대중운동과 혁명정당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공동전선이다. 인도 동지의 주장은 매우 위험하다. 사상적 동의를 공동전선의 전제조건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케냐에서 온 한 참가자는 “무가베야말로 진정한 반제국주의 투사였다”며 무가베를 옹호했다. 이에 대해 짐바브웨의 무니야라지 그위사이 동지는 “무가베에 대해 긍정적 감정을 가지는 것을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무가베 정부는 사유화 등 신자유주의 정책과 억압 정책을 펴고 있다. 최근 투쟁하는 광부 8명을 학살했다. 말은 노련하게 했지만 백인 대지주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있다. 무가베 정부는 투쟁의 대상이다”

세계사회포럼의 한 복판에서 열린 “21세기 혁명” 워크숍은 아프리카 활동가들과 다른 지역 활동가들이 혁명적 대안을 건설하려는 열정적인 노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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