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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에 대한 거짓말

1981년 미국국립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31명의 남성에게 원인모를 면역결핍질환이 생겼다고 보고했다. 이 새로운 질병은 에이즈(AIDS : 후천성면역결핍증)라고 불렸다. 그 후 20여 년 간 3천6백만 명이 에이즈에 걸렸고 한 해에만 수백만 명이 새로 감염되고 수백만 명이 사망한다. 1999년까지 1천3백만 명의 아이들이 에이즈로 부모를 잃었다. 우리 나라에는 2001년 12월 기준으로 1천6백13명의 HIV 감염자와 2백39명의 에이즈 환자가 보고됐고 3백44명이 이미 에이즈의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에이즈는 면역결핍질환이 없는 사람에게서 면역결핍상태와 그로 인한 합병증이 발견된 경우에 진단된다.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진 환자들은 정상인이 걸리지 않는 여러 가지 병에 걸린다. 공기 중에 떠돌아 다니는 온갖 곰팡이와 균이 폐렴을 일으키고 변형된 세포가 죽지 않아 암으로 발전한다. 치매나 다른 신경질환에 걸리기도 한다. 1984년 HIV가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임이 증명된 이후 이 바이러스가 몸 안에 있는지 검사하는 방법으로 AIDS를 진단한다. 하지만 HIV에 감염된 사람의 상당수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에이즈와 동성애의 관계?

최초에 발견된 31명의 에이즈 환자들은 모두 동성애자였다. 이후 불과 수개월 만에 그 몇 배에 이르는 에이즈 환자가 드러났다. 이 가운데 남성과 여성, 그리고 심지어 아기와 노인도 포함돼 있었다. 일부에서는 수혈이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CDC는 최초의 에이즈 환자 31명이 남성 동성애자였다고 발표했다. 가톨릭 교회와 각국 정부, 그리고 보수 언론은 CDC의 발표를 동성애자를 혐오스러운 존재로 선전하는 데 이용했다. 이들은 동성애자들의 성행위를 야만스럽고 불결한 것으로 여긴다. 더 나아가 동성애자들이 “인류에게 재앙을 가져왔”다며 동성애자들을 맹렬히 비난했다. 가톨릭 교회와 각국 정부는 에이즈 환자의 대부분이 동성애자이고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에이즈가 확산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들은 에이즈에 대한 진실은 발표하지 않았다.

  • HIV는 동성, 이성 간의 성접촉에 의해, 혈액이나 혈액제제에 의해, 그리고 임신중이나 출생 직후, 수유중에 엄마로부터 아기에게 전염된다.
  • 15년 이상의 연구 동안 일상 접촉이나 곤충에 의한 전염은 발견되지 않았다.
  • 이성 간의 성 접촉이 에이즈 바이러스의 가장 주요한 전염 방식이다

국내 HIV 감염자 현황, 2001. 12. 한국에이즈퇴치연맹(비율은 감염 경로가 확인된 사람들. 수직 감염이란 엄마에게서 임신·출산과 수유중에 아기에게 전염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에이즈 통계에서 HIV 감염자 중 동성애자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전체 인구 중 동성애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턱없이 낮게 추정한다. 남성 동성애자가 HIV 감염률이 높은 것은 성교 방법의 문제로 밝혀졌다. 특히 항문 성교가 에이즈의 전염에 취약한데 이는 항문 안쪽, 그러니까 직장의 벽이 질에 비해 무척이나 얇고 물리적인 접촉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HIV는 정액이나 질액과 함께 성교시 상대방에게 전염된다. 성교 방법과 무관하게 전염을 막는 최상의 방법은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콘돔 사용 캠페인에 대한 국가 예산이 증가했던 몇 년 간 HIV 전염률이 눈에 띄게 줄었다. 1999년 프랑스에 5만여 명의 에이즈 환자가 있었던 반면 영국에서는 그 수가 절반도 안 되는 1만 6천여 명이었다. 그러나 보건의료에 대한 예산 감축 직후인 2000년 한 해에만 에이즈 환자가 14퍼센트 증가했다.

에이즈와 빈곤

동성애자들이 에이즈의 원인균인 것처럼 선전하는 각국의 지배자들은 에이즈가 창궐하는 진정한 이유인 빈곤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에이즈가 전염병이라는 것이 밝혀진 지 20여 년이 지났는데도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한 나라가 없다. 전 세계 3천6백만 명의 HIV 감염자 중 70퍼센트가 아프리카에 살고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상하수도가 없는 곳에 살고 있다. 그들의 가족이나 친지, 친구들 사이에서 또 다른 에이즈 환자를 찾는 것은 조금도 어렵지 않다. 잠비아의 에이즈 환자 수용시설 자원 봉사자 비올렛 므위누카는 이들의 비참한 삶을 말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아플 때 상황이 가장 나빠진다. 병에 걸린 사람들이 굶주림과 약물 부족으로 빠르게 죽어 가고 있다. 특히 가장이 앓게 되면 이 질병은 빈곤과 상승 효과를 낸다. 만약 한 가족의 가장이 월요일에 아프면 화요일에 그 가족은 모두 굶는다. 그 결과 모든 가족이 병에 걸리게 된다.” 아프가니스탄에 엄청난 폭격을 퍼부은 미국의 1년 국방예산(3천4백30억 달러)의 10분의 1만 투자해도 에이즈로 죽어 갈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

2001년 김대중 정부가 6백39명의 에이즈 환자에게 치료비로 지원한 돈은 10억 원에 불과하다. 1인당 필요한 약값(1천3백만 원)의 10분의 1이다. 에이즈는 문란한 성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신이 내린 벌이 아니다. 독감이나 식중독처럼 병원체에 의해 전염되는 질병이다. 영영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도 아니다. 이미 개발된 약으로도 수많은 에이즈 환자의 삶을 연장하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빈곤을 퇴치하고 약을 보급하고 성에 대한 보수적 편견을 없애는 것만이 에이즈의 확산을 막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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