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 컨퍼런스에 울려 퍼진 저항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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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등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는 불의에 반대하려고 참가했다. 이집트처럼 표현의 자유조차 보장되지 않는 억압적 환경에서 이번 카이로 컨퍼런스는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더 없이 좋은 기회다.”
“2003년부터 우리는 누구보다 열심히 반전 운동을 건설해 왔다. 그래서 지금 덴마크 국민의 60퍼센트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한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덴마크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8월까지 50명만을 남긴 채 이라크에서 철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을 전후해 떠오른 국제 반전 운동이 지금까지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운동 참가자들의 의식적인 노력이 중요했다. 반전 운동은 서로 차이점이 있지만 공통점에서 출발해 우호적으로 토론한다면 단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
“전 세계의 활동가들, 특히 중동의 활동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토론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경험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팔레스타인 점령이 왜 부당한지, 또 이런 문제들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배울 수 있다.
“또, 이집트는 억압적이기로 유명한 국가다. 무바라크 정부는 중동에서 이스라엘 다음으로 친미적인데, 미국 정부는 매년 무바라크 정부에 엄청난 돈을 지원하며 이집트 민중의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중동의 활동가들을 만나 진정한 민주주의를 논한다는 것을 정말 즐거운 일이다.”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사람으로서, 또 좌파로서 아랍 지역의 투쟁에 연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제국주의의 공격이 직접적으로 이뤄지는 곳이 바로 중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방의 활동가들은 이라크·레바논·아프가니스탄 점령에 반대하면서 ‘아랍인은 테러리스트’라는 제국주의자들의 거짓 선동에 맞서 싸워야 한다.”
“카이로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운동이 새롭게 고양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전쟁에 반대하는 운동,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운동, 사유화에 반대하는 운동 등 다양한 운동 속에서 활동하는 도처의 활동가들을 만나 연대를 구축할 수 있다.
“지배자들은 ‘이간질시켜 각개격파하기’ 전략을 통해 사람들을 억압하고 착취한다. 중동에서는 수니와 시아 사이의 대립이 종종 운동의 전진을 가로막는 일이 있는데, 이런 분열을 뛰어넘고 단결을 추구하려면 연대의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카이로 컨퍼런스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다. 매년 열리는 정기적 행사이고,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연대를 더 돈독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활동가들이 무바라크 독재에 반대해 이집트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그런 경험을 이집트 활동가들과 공유한 것은 그 대표적 사례다.
“또, 중동 사람들은 카이로 컨퍼런스를 통해 평소에 갖고 있던 서구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떨쳐버릴 수 있다. 중동 민중의 저항에 연대하는 서방 출신 활동가들을 보며 중동 사람들은 ‘서방’이 하나의 정체성으로 점철된 사회가 아니라 억압자와 억압받는 자, 착취자와 착취받는 자로 나뉜 체제임을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