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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지도부는 ‘더 내고 덜 받는’ 개악에 반대해야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열우당과 한나라당의 ‘야합’을 규탄하며 국민연금 개악 저지 투쟁에 나서고 있다. 이는 올바른 결정이다. 당 지도부는 한미FTA 반대 투쟁을 열심히 건설한 것처럼 국민연금 개악 저지 투쟁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의원단의 철야농성이 호소력을 갖게 하고 더 많은 노동자들이 행동에 나서게 하려면 심하게 훼손된 민주노동당의 연금 개혁안도 원래대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노동당의 연금 개혁안은 연금 삭감 반대, 국민연금 기금 운영 민주화, 무기여 기초연금 도입, 노동자 보험료 전액 기업주 부담 등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런 급진적이고 올바른 민주노동당의 연금 대안은 지금 보잘것없는 수준으로 후퇴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연금 삭감에 동의했고 보험료 인상에도 동의했다. 기초연금 도입을 요구했지만 앞선 후퇴가 너무 커서 꾀죄죄해졌다. 기초연금 액수도 계속 줄여 왔다. 일부에서는 ‘사회연대전략’ 같은 노동자 양보론까지 추진했다.

그렇게 후퇴하고 타협했건만 열우당과 한나라당에게 이용당하기만 하고 뒤통수만 맞았다. ‘닭 쫓다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된 것이다.

이런 일이 왜 벌어졌을까? 오건호 정책전문위원 등은 애초의 민주노동당 연금 개혁안이 ‘비현실적이라서 국회에선 논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마도 이는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9명의 힘만으로 연금 개악을 막고 진정한 연금 개혁을 이룰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았다.

진정한 문제는 이런 과제를 의회 안에서 의원들의 ‘협상력’으로 성취할 수 있다고 본 의회주의적 태도에 있다.

실제로 지난 몇 달 동안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열우당·한나라당과 공조하며 이들이 ‘현실적’이라고 여길 만한 후퇴를 거듭해 왔다. 지난 비정규직 수정안에서 그랬듯이 말이다.

‘현실적’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처음부터 연금 개악에 반대하는 운동을 진지하게 건설해야 했다. 또, 이미 연금 개악 저지 투쟁에 나선 공무원노조의 투쟁을 지지하고 고무해야 했다. 의회 안 활동은 이런 대중 행동 건설과 연결돼야 했다.

2004년에만 해도 열악한 연금 체계에 대한 불만 때문에 ‘안티 국민연금’ 운동이 벌어졌을 정도로 연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았다. 다만 정부의 거짓말과 이 거짓말에 바탕을 둔 개악안 때문에 사람들이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정부의 거짓말을 폭로하고 진정한 대안을 제시할 뿐 아니라 민주노총 등 조직 노동자들의 행동을 호소했다면 후퇴는 불가피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후퇴를 거듭하며 이런 후퇴를 비판하는 당내 의견을 ‘비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무시하고 논쟁을 회피했다.

열린 한나라당의 개악 야합에 뒤통수를 맞은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이제 오류를 바로잡으며 단호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

기초연금 도입도 중요하지만 ‘더 내고 덜 받는’ 개악 자체에 반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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