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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테러와의 전쟁’이 낳은 결과

지난 3월부터 에티오피아 군대가 대규모 게릴라 소탕 작전을 벌여 엄청나게 많은 민간인들이 죽거나 다쳤다. 에티오피아 군대의 공격으로 3월에만 민간인 1천 명이 죽었고, 4월에도 5백여 명 가까이 죽었다.

또, 지난 두 달 동안 모가디슈에서 탈출한 난민은 40만 명이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최대 규모이다. 유엔구호처 대변인은 이들 중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고 있는 사람이 6만 명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티오피아 군대가 구호물자 공급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런데도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은 “‘양쪽’이 전투 행위를 중단하라”며 사태를 호도하고 있다.

소말리아 침략과 점령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부시는 에티오피아 정부를 부추겨 소말리아의 이슬람주의자들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으리라고 예상했을 것이다. 2003년 이라크 침략 때 착각했듯이 말이다.

먼저, 소말리아의 이슬람법정연맹이 예상보다 훨씬 강력히 저항했고 이에 에티오피아 군대가 무자비하게 보복하면서 심각한 위기가 발생했다.

최근 이슬람법정연맹의 게릴라들은 모가디슈의 최대 종족인 하와이에족을 동맹으로 확보한 듯하다. 에티오피아 군대가 일상적으로 소말리아인들을 괴롭혔기 때문이다.

둘째, 에티오피아 국내에서 반정부 활동이 촉진되고 있다. 최근 에티오피아 동부 소말리아 접경 지역인 오가덴에서 ‘오가덴민족해방전선’ 전사들이 중국 소유 유전을 공격해 에티오피아 병사 수십 명이 죽거나 부상하고 중국인 노동자 7명이 납치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공격은 역사적으로 뿌리깊은 분노에서 비롯했다. 오가덴 지역에는 소수민족인 소말리족이 살고 있다. 에티오피아 인구의 5분의 3이 그리스도교인 반면, 소말리족은 무슬림들이다. 이들은 외부 세력이 지역의 부를 수탈하고 자신들을 억압한 것에 불만이 많았다.

또, 최근 에티오피아 주력 부대가 소말리아에 전진 배치돼 생겨난 힘의 공백과 에티오피아 군대의 소말리아인 학살도 관련이 있는 듯하다.

중국 유전

이에 에티오피아 정부는 위협을 강화하는 것으로 맞서고 있다. 에티오피아 고위 관리는 ‘오가덴민족해방전선’ 전사들이 에리트레아 군복을 입고 있었다고 주장했다.(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는 1991~92년에 전쟁을 벌였다.) 그는 에리트레아가 계속 오가덴 문제에 개입해 왔다고 말했다.

물론 에티오피아 정부가 당장 숙적 에리트레아를 공격할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이런 위협이 이 지역의 불안정을 더 심화시킬 것이 확실하다.

마지막으로, 얄궂게도 부시가 부추긴 에티오피아의 소말리아 침략은 미국의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의 군사적 개입 강화를 정당화하는 명분을 제공했다.

에티오피아 내 자국 유전이 공격당하고 중국 노동자들이 납치당하자 중국 정부는 이른바 “야만적 행위”를 규탄하고 아프리카의 중국 유전에 대한 군사적 보호 조처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표적이 된 이유는 애초에 오가덴 토착민들을 억압하는 에티오피아 정부와 협력해 그들을 몰아내고 유전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에티오피아 군대의 소말리아인 학살에 침묵하다 이제는 아예 학살 당사자인 에티오피아 정부와 협력해 유전 방어를 위해 군사력을 강화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미국 제국주의의 아프리카 개입뿐 아니라 중국 제국주의의 개입에도 반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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