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선:
우익이 승리했지만 급진좌파도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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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번 총선의 기권율은 거의 40퍼센트에 달했고 UMP는 투표자 가운데 39.59퍼센트의 표를 얻었다. 2002년 총선 1차투표 결과와 비교해 UMP는 6퍼센트를 더 얻었지만 이것은 기존 좌파 지지자의 보수화 때문이 아니라 르펜의 국민전선(FN) 지지 표가 이동했기 때문이다. FN 득표율은 11퍼센트에서 4퍼센트로 급감했다.
6월 17일 2차투표에서 UMP가 압도 다수의 의석을 얻는다면 그것은 소선거구제 때문이다. 프랑스 하원 선거에서는 비례대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사회당을 포함한 전체 좌파 정당의 총 득표율은 38.97퍼센트였는데, 이는 2002년 득표율[38.9퍼센트]과 거의 일치한다.
그리고 프랑수아 베이루의 프랑스민주동맹-민주운동(UDF-MoDem) 등 중도 성향 정당이 약 10퍼센트를 득표했다.
결국 UMP를 포함한 우파와 극우 진영은 유권자의 40퍼센트 정도가 기권한 가운데 50퍼센트를 약간 넘는 표를 얻었다. 따라서 “우파가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다”는 주장은 과장이다.
사실 사회당은 지난 25년 간 각종 선거에서 20∼30퍼센트를 득표했고 이번에도 24.7퍼센트로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2002년보다 득표수는 약 4만 표가 늘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더 두드러진 것은 사회당을 뺀 좌파 정당들이 14.24퍼센트를 얻은 것이다. 이는 2002년 총선 1차투표나 올 대선 1차투표 때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비록 공산당의 득표율은 4.1퍼센트로 지도부의 기대에 못 미쳤고 2002년보다 10만 표를 잃었지만 공산당의 이런 후퇴는 트로츠키주의 정당 혁명적공산주의자동맹(LCR)과 노동자투쟁(LO)의 선전으로 상쇄됐다.
LCR과 LO는 합쳐서 3.41퍼센트[88만 7천8백87표]를 얻었다. 이는 이번 대선 1차투표 득표율보다 낮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이들의 총선 득표율은 대선 득표율보다 낮았다. 이들은 LCR이 새로운 득표를 주도하면서 2002년 총선 1차투표 때보다 약 26만 5천표를 더 얻었다. 일부 급진좌파를 중심으로 프랑스 대중의 급진화는 계속 진행중인 것이다.
사르코지는 이번 선거 결과를 자신의 신자유주의 ‘개혁’을 국민 다수가 승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강행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2004년과 2005년에 각종 선거에서 UMP에 패배를 안기고, UMP 정부의 유럽헌법과 최초고용계약법(CPE)을 좌절시킨 대중 운동은 순순히 사르코지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프랑스 국민이] 사르코지 집권당에 압도적[으로] 개혁[을] 위임”(연합뉴스)했기 때문에 프랑스 정치가 “정상을 되찾”을 것이라는 대다수 언론의 전망은 섣부른 것이다. 프랑스 정치는 더 요동칠 가능성이 농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