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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의원과 언론노조 탄압:
노동자들의 민주노동당 후원을 막는 악법이 진정한 문제다

검찰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권영길·심상정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후보 등 민주노동당 의원들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고, 언론노조 전임 지도부 일부를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총선 때 언론노조 지도부가 조합원들에게 모은 7천만 원 정도를 민주노동당 의원 서너 명에게 제공했다는 게 이유다.

한 검찰 고위관계자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에 대한 기소가 불가피하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낸 조합비가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진보정당의 정치자금으로 쓰이는 것은 완전히 정당한 일이다. 오히려 이것을 가로막는 현행 정치자금법이 악법이다.

기성 정치권은 총선 직전에 ‘노조의 정치자금 제공 금지’라는 정치자금법 개악을 통해 진보정당의 성장을 막으려 했다. 그래서 당시 언론노조는 정치자금법을 “노동조합의 정치세력화를 저지하기 위한” ‘악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정면 돌파”하기로 결정했다.

검찰은 언론노조가 정치자금법 위반을 피하려고 조합원들의 개인 후원인 양 꾸민 것이 세액공제 제도를 악용한 불법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노동자들이 조직적으로 노동자 의원을 지원할 수 없도록 가로막는 정치자금법이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이 ‘불법’을 저질렀고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다는 〈조선일보〉의 비난은 역겹기 그지없다. 노동자들의 돈이 반노동자 정당에게 가는 것이야말로 ‘불법’이며, 온갖 비리와 부패에 연루돼 온 한나라당·열우당·조중동이야말로 ‘도덕성이 말살’된 자들이다.

한편, 현 언론노조 이준안 지도부가 노동조합의 자체 조사도 없이 전임 지도부를 회계 부정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이런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점은 정말 유감스럽다.

언론노조의 자체 조사 결과 김미영 전 총무부장이 개인적으로 3억여 원을 횡령한 것을 제외하고는 전임 지도부의 횡령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이 같은 비리의 재발을 막기 위해 노동조합의 주요 결정과 회계감사를 현장조합원들이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조처가 필요할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한미FTA 반대 운동에 앞장선 민주노동당을 탄압해 기성 정치권 위기의 속죄양으로 삼으려 한다.

삼성 폭로를 ‘해킹’으로 몰아 이영순 의원을 기소한 것, 삼성 X파일과 ‘떡값 검사’를 폭로한 노회찬 의원을 기소한 것, ‘한미FTA 문건 유출’을 핑계로 심상정 의원의 전화·팩스 내역을 뒤진 것 등이 그 사례다. 이번 정치자금법 위반 조사와 기소도 그 연장선에 있다. 결국 이런저런 빌미로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후보 3명 모두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진영은 정치자금법이 악법임을 주장하며, 힘을 모아 정면으로 탄압에 맞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