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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와 서울대의 내신 투쟁:
평준화를 무력화시키려는 ‘명문’ 대학들

내신 실질반영률을 50퍼센트로 높이라는 교육부에 맞서 서울대가 내신 2등급 학생까지 만점을 주는 입시안을 고수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교육부는 정부 지원을 끊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내신 무력화’를 막겠다고 나섰지만, 서울대가 ‘총대’를 메자 연·고대 등 주요 사립대학들도 내신 1~4등급 학생까지 만점을 주는 입시안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연세대는 18일 열린 입시설명회에서 “교과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내신을 무시하는 입시안을 유지할 것임을 밝혔다.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사립대들은 “내년에 정권이 바뀌면 이번에 발표한 초강경책[내신 위주 선발]이 유지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 이번 기회에 특목고와 강남 지역 학생들을 우대하는 정책을 확고히 하려 한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 언론들은 “획일화된 정책을 바로잡아야 국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며 교육부의 내신 위주 정책이 시대 흐름에 “역주행”하는 것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내신 부풀리기’ 때문에 ‘변별력이 떨어진다’며 특목고와 강남 지역 학교에 유리한 고교등급제·본고사로 학생들을 뽑겠다고 위협하고, 결국 절대평가였던 내신을 상대평가제로 바꿔 같은 반 친구들끼리도 치열하게 경쟁해야만 하는 ‘2008년 입시안’을 만든 게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 대학들과 우파들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내신을 무력화하고 수능만으로 선발하는 입시안을 내놓는 것은 결국 어떻게든 자립형사립고,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 강남 지역 학교 학생들에게 특혜를 주고 선발하겠다는 셈이다.

따라서 “내신 무력화는 고교등급제로 가는 길”이라는 노무현의 주장 자체는 일리가 있다.

그러나 그의 언행은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 교육부는 그동안 대학들의 ‘내신 무력화’를 방조했다. 올 초부터 대학들이 수능 위주 입시안을 하나둘씩 발표할 때, 내신 중심의 입시가 “큰 틀에서 유지되고 있다”며 이를 눈감아 준 게 교육부였다.

게다가 교육부는 국제고·국제중학교를 만들고, 특목고를 늘리는 등 고교평준화를 흔드는 데도 일조했다.

물론 내신 위주 선발도 근본적 대안이 될 수는 없다.

대학서열화가 유지되고 학생들이 더 높은 서열의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입시 경쟁 체제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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