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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세계의 도시와 노동계급

내년 중에 농촌 인구보다 도시 인구가 더 많아진다. 지난주에 UN이 펴낸 〈세계 인구 상태 보고서〉에 따르면, 인류는 역사상 두번째로 거대한 세계적 도시화 물결을 겪고 있다.

최초의 도시화 물결은 유럽에서 1750년과 1950년 사이에 걸쳐 일어났고 4억2천만 명이 도시로 이주했다. 그러나 현재의 도시화 물결은 주로 남반구에 영향을 미쳐, 아프리카·아시아·라틴아메리카의 도시들이 확장될 것이다.

2030년이 되면 아시아의 도시 인구는 거의 갑절이 돼, 26억 명에 이를 것이다. 같은 기간에 아프리카의 도시 인구는 4억 4천만 명이 늘 것이고,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의 도시 인구는 2억 명이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토라야 오바이드 UN 인구기금 총무는 이렇게 경고한다. “[남반구의] 도시들은 대부분 이미 범죄, 깨끗한 물과 위생시설 부족, 슬럼가 확산 등 이러저러한 심각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우리가 미리 계획을 세워두지 않는다면, [도시화는] 커다란 재앙이 될 것이다.”

단지 ‘계획’이 없는 것만 문제는 아니다. 마이크 데이비스(Mike Davis)가 그의 중요한 저서 〈슬럼투성이 지구〉(Planet of Slums)에서 보여 주듯이, 남반구 도시들의 급격한 확장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거대 농업 기업과의 경쟁으로 빈곤에 허덕이게 된 농민들은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기를 바라며 도시로 몰려든다. 그러나 결국 그들이 정착하게 되는 곳은 정식 도시 지역의 변두리에 있는 광대한 빈민촌이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가하는 엄청난 압력 하에서 제3세계 나라들은 공공주택 건설 등 도시 주민을 위한 공적 서비스 제공을 대거 포기해 왔다.

이런 변화들이 갖는 정치적 의미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남반구 대도시들의 성장을 전통적 노동계급 정치의 사망을 뜻하는 것으로 여긴다. 정식 취업이 아닌 다른 수단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도시 빈민, 즉 마이클 하트와 토니 네그리가 “다중”이라고 무차별적으로 부른 집단이 임금 노동자들을 대체한다는 것이다.

하트와 네그리는 이 “다중”을 새로운 혁명 주체로 본다. 하트와 네그리의 분석을 기본적으로 공유하면서도 신자유주의가 ‘인간의 얼굴’을 하기를 바라며 서구의 지원을 받는 비정부기구들(NGOs)은 도시 빈민을 자신들이 자비심을 갖고 개입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신자유주의의 최대 희생자인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에는 [남아공] 케이프타운 외곽의 카예리차(Khayelitsa)에서 [케냐] 나이로비 주변의 키베라까지 대규모 빈민촌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이런 곳들은 또한 주요 대중 파업이 잇달아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2007년은 기니의 독재자 란사나 콩테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낸 코나크리 시(市)[기니의 수도]의 총파업과 함께 시작됐다.

지난 몇 주 동안 아프리카의 두 주요 강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이지리아에서 대중 파업이 벌어졌다. 한 달 동안 지속된 남아공 공공부문 노동자 파업에 참가한 노조의 다수는 지난주 정부의 임금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2주 전에는 나이지리아에서 공기업 사유화, 부가가치세와 유가 인상 등으로 촉발된 나흘 간의 총파업이 비슷한 타협으로 종료됐다.

이러한 협약들은 모두 전투적인 일부 파업 노동자와 도시 청년들한테서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그 결과가 아무리 어정쩡하다 해도, 이러한 파업들은 조직 노동계급이 아프리카에서 강력한 사회적·정치적 행위자임을 여실히 보여 줬다.

이것은 아프리카 사회들이 다른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오직 임금 노동자들의 노동 덕분에 돌아갈 수 있는 자본주의 사회임을 반영한다. 심지어 산업이 비교적 취약한 곳에서도, 교육에서 운송에 이르는 공공 서비스는 임금 노동자들이 제공한다.

남반구는 주민이 빈곤하고 자본주의 발전이 불균등해, 노동자들이 노점상 같은 일로 연명하는 도시 빈민 대중과 뒤섞이게 된다.

그러나 이것이 뜻하는 바는 정치적으로 예정돼 있지 않다. 때때로 노동자들은 중간계급 정치인들이 이끄는 포퓰리스트 운동에 말려들 수 있다. 그래서, 남아공의 파업은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지도권을 둘러싸고 타보 음베키 대통령과 전직 부통령 제이콥 주마가 벌인 다툼과 얽혔다.

그러나, 때때로 조직 노동계급이 집단적 행위자로서 강력히 나설 때 그들은 나머지 도시 빈민들을 이끌 수 있다. 남아공과 나이지리아는 모두 노동자 운동과 지역사회 운동이 연합해 기존 체제에 대한 강력한 도전을 제기한 투쟁 역사가 풍부하다. 이런 일은 다시, 심지어 최근의 파업들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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