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식 투자 확대 계획은 미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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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가 지난 7월 ‘용돈 연금’ 개악에 이어 이번에는 국민연금 기금 운영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재정경제부와 보건복지부 사이에 벌어지는 관리 권한 이전 논란은 전체 그림의 일부일 뿐이다.
1999년 개정된 연금법은 정부가 연금 기금에 마음대로 손대지 못하도록 했지만, 현재 21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국민연금 기금 운용위원회는 사실상 정부와 기업주들의 대표가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비민주적인 기구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으로도 모자라 이 위원회에서 가입자 비중을 과반수 미만으로 줄이고 위원회 관할을 국무총리실로 옮긴다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내놓으려 한다.
현재 10퍼센트 남짓인 연기금의 주식 투자 비중을 더 높이겠다는 계획도 계속 발표하고 있다. 연금 지급액을 삭감해 몸뚱이를 불린 연기금을 주식 시장을 떠받치는 데 적극 활용하겠다는 게 이들의 전체 구상인 듯하다.
그래서 현재 운용위원회에 포함된 가입자단체 중 소수파인 민주노총·참여연대 같은 단체의 대표들이 이런 계획에 반대하고 있으니 이참에 떼어 버리고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낳은 결과들을 보면 이것은 매우 위험한 계획이다. 불과 열흘 만에 한국 주식시장에서만 70조 원이 넘는 돈이 증발해 버렸고, 영국 연기금은 이번 사태로 2백70억 파운드(50조 원)를 날렸다.
이런 식이면 우리 노후를 위한 연금 재정을 삽시간에 탕진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들 정부의 국민연금 기금 운용위원회 개편 계획과 주식 투자 확대 계획은 좌절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