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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역겨운 역사 왜곡- 철군이 아니라 점령이 재앙이다

지난 8월 22일 조지 부시는 황당한 망언을 쏟아냈다.

그는 “베트남에서 미군이 철수한 뒤 수십만 명이 보트를 타고 도망치다 수장됐고, 캄보디아에서는 수십만 명이 기아와 고문·처형으로 숨졌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도 미군이 너무 빨리 떠나버린다면 비슷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터무니없는 역사 왜곡에 기반한 기상천외한 궤변이다. 미국 정부는 베트남 전쟁에서 2백만 명이 넘는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했다. 따라서 부시가 ‘보트피플’ 운운하며 전쟁을 정당화하는 것은 역겹기 그지없다. 베트남 ‘보트피플’은 미국 지배자들이 전후 20년 동안 모든 원조와 무역을 차단한 결과이기도 했다.

캄보디아의 크메르루주 대학살, ‘킬링필드’의 원인을 제공한 것도 바로 미국이었다. 미국은 1973년부터 약 2년 동안 크메르루주의 근거지인 농촌 지역에 어마어마한 양의 폭탄을 퍼부어 70만 명을 학살했다. 이 폭격은 증오를 키우고 크메르루주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해 크메르루주 학살의 원인이 됐다.

저명한 탐사보도전문기자 존 필저는 “미국이 캄보디아 ‘킬링필드’를 초래한 배후 세력이라는 것은 미중앙정보국(CIA) 문서에서도 확인된 엄연한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또, 부시는 “미국이 한국 전쟁에 개입하지 않고 전후 남한을 돌보지 않았다면, 수백만 명의 한국인들은 지금 잔인하고 억압적인 정권 아래서 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개입” 덕분에 일본이 “민주주의 국가로 전환”됐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미국의 한국전쟁 개입이 평화와 민주주의를 가져왔다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미국은 소련과 함께 한반도를 분단시킨 장본인이고, 한국전쟁 동안 무차별 공중 폭격으로 엄청난 수의 민간인을 학살했다.

미국은 남한의 군사정권들에 대해 한결같은 지지를 보냈다. 남한 민중이 “잔인하고 억압적인” 군사정권에서 벗어난 것은 1987년 6월항쟁 같은 투쟁을 통해서였다.

기상천외한 궤변

전후에 미국은 일본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는커녕 극우 전범들과 군국주의에 기생한 재벌들을 복권시킴으로서 보수 체제의 기틀을 놓았다. 무엇보다 최근 미일 동맹 강화를 통해 일본의 재무장을 부추기고 있는 미국이 “민주주의와 평화”를 논하는 것은 역겨운 일이다.

부시는 전후 남한과 일본이 재건됐듯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도 재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미국은 2차대전 후와 달리 재건할 능력도, 관심도 없다. 오로지 다국적기업의 이윤을 보장하려 할 뿐이다.

부시는 거짓말투성이 연설로 이라크 ‘증파’ 관련 보고서 제출과 의회 증언 전후에 강화될 철군 요구 예봉을 꺾고 싶었겠지만, 오히려 분노를 증폭시키는 효과만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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