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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권 짓밟는 경찰

여성 인권 짓밟는 경찰

민희

김대중은 광주 민주화 항쟁 20주년 기념 연설에서 정부가 “여성과 노동자의 권익을 크게 향상시켜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에서도 여성의 인권은 계속 유린되고 있다. 경찰이 여성들을 폭행하거나 폭행을 방조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18일에 경찰은 LG건설 직원들이 송추 원각사에서 여승 3명에게 무차별 폭력을 가하는 것을 수수방관했다. 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여승의 사지를 잡고 돌무더기에 팽개치는 등 행패를 부렸다. 승려들이 LG건설이 북한산을 관통하는 도로를 내는 데 반대했기 때문이다. 당시 원각사 입구에 있던 경찰 1백여 명은 폭행을 막기는커녕 다친 승려들을 병원으로 옮기지도 않았다. LG건설 직원들은 다친 승려들을 6시간 동안이나 감금했으나 경찰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1월 22일에 뇌성마비 1급 중증 장애인 서주연 씨는 경찰에게 맞아 머리가 찢어졌다. 당시 서 씨는 ‘장애인 이동권 쟁취를 위한 연대회의’가 주최한 장애인 버스 타기 시위에 참가하고 있었다.

5월 14일에는 합법적으로 개최된 반미 집회에 참가한 수녀들이 경찰에 폭행당하기도 했다. 경찰은 수녀들을 강제 연행한 뒤 알몸 수색을 시도했다. 2001년 10월 26일 대법원이 “알몸 수색은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위법”이라고 판결했지만 경찰은 완전히 무시했다.

경찰은 4월 2일에도 평화 시위를 벌이던 한국 시그네틱스 여성 노동자들을 강제 연행한 뒤 알몸 수색했다. 구로 경찰서는 여성 노동자 7명을 발가벗긴 채 앉았다 일어서기를 강요했다. 그 중 한 여성은 생리중이라 피를 흘리고 있었는 데도 말이다. 경찰의 인권 유린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4월 19일에는 F15기 선정에 항의해 청와대 면담을 기다리던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연합 박순희 대표를 경찰차로 들이받았다. 경찰의 폭력과 인권 유린이 끊이지 않자 6월 11일 “여성 인권 짓밟은 공권력 오남용 근절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발족했다. 천주교 정의구현 인권연합, 시그네틱스 노동조합, 여성민우회 등 24개 사회 단체가 대책위원회에 참여했다.

대책위원회는 책임자 징계, 여성 인권 침해 방지 장치 마련, 피해 보상과 사후 대책을 요구한다. 대책위원회 간사 단체인 천주교 여성 공동체 신미영 씨는 경찰이 “사람들을 반인도적이고 굴욕적으로 대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찰이 여성 인권을 유린한 사례는 단지 최근 몇 달에 국한하지 않는다. 2000년 6월 29일 무장 경찰 3천여 명이 호텔 롯데 파업 농성장을 침탈해 대부분 여성인 농성자들을 폭행한 바 있다. 농성자 중에는 임산부 20여 명도 끼어 있었는데 무자비한 폭행으로 2명이 유산했다.

6월 11일 ‘여성 인권 짓밟은 공권력 오남용 근절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기자 회견에서 “‘국민의 정부’ 경찰은 여성 인권 유린에 항의하는 사람들에게 ‘경찰도 시민들에게 맞는 시대’라며 [여성 인권]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무시와 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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