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대에서 전국대선학생투쟁본부 준비위원회(이하 ‘대선학투본’) 주최의 ‘2007 대선 토론회’가 열렸다. ‘대선학투본’은 전국학생행진(건)(이하 ‘학생행진’)이 대선 시기를 겨냥해 건설한 한시적 기구다.
이날 ‘대선학투본’의 집행위원장이 발제를 했는데, 대선 시기에 여러 분야의 대중투쟁을 전개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대선 시기에 대중적인 투쟁이 벌어진다면 무척 좋은 일일 것이다. 대중투쟁은 진보정당이 선거에서 선전하는 토대도 될 수 있다.
그러나 ‘대선학투본’은 막상 ‘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입장을 내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에 대해서도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국립현충원에 방문하고 재계를 만나는 등의 모습”에 우려만 표명했다.
나는 토론 시간에 ‘민주노동당에 대해 1백 퍼센트 지지하지 않더라도 비판적으로 투표할 수 있지 않는가?’ 하는 취지로 물었다. 이에 대해 ‘학생행진’ 활동가들은 “누구를 찍을까를 고민하는 것보다 아래로부터의 투쟁이 더 중요하다”, “민주노동당 지지보다 대중을 저항주체로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 “민주노동당 지지를 선언하는 게 운동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나의 주장을 김대중과 노무현에 대한 ‘비지론’과 동일시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은 한미FTA 투쟁, 비정규직 투쟁 등을 하고 있고, 노동자 계급 선진 부위의 광범한 지지를 받는 노동자 계급의 정당이다.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 줄 때가 가끔 있기는 해도 말이다.
여러 투쟁에 열성적으로 참가하는 단체인 ‘학생행진’이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에 대한 분명한 지지를 하지 않고, 운동 건설과 민주노동당 지지를 대립시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