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아ㆍ이랜드 투쟁:
론스타 뺨치는 사기꾼 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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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이랜드 사측이 뉴코아 강남점 매각을 발표했다. 2004년에 강남점 3개 점포를 1천8백억 원에 산 이랜드는 두 개동을 3천8백억에 되팔면서 무려 2천억 원을 벌게 됐다.
앞으로 10년간 영업권이 유지되는 ‘매각 후 임대’ 방식이라 이랜드가 킴스클럽을 계속 경영하지만, 노동자들의 고용은 더 불안해질 듯하다. 홈에버 분당점, 안양점, 순천점 등 3개 점포 매각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사실, 강남점 매각설은 전부터 있었다. 이랜드 그룹의 고질적인 자금 압박 때문인데, 노동자들의 굴하지 않는 장기투쟁이 큰 부담이 됐을 것이다.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이랜드 사측은 적어도 5백억 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입었고 “뉴코아 강남점과 홈에버 월드컵점의 경우 파업 이전 대비 매출이 30~40퍼센트 감소”했다. 엄청난 빚을 끌어다 쓴 인수합병으로 부채에 시달려 오다가 파업으로 매출까지 줄어들자, 당장의 빚 부담을 덜려고 매각에 나선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조그만 옷가게에서 출발한 박성수가 20여 년 만에 재벌로 성장한 비결이 인수합병과 매각이었다. 박성수의 수법은 투기자본 론스타 뺨칠 정도다. 엄청난 빚을 떠안고 기업을 인수한 다음, 일부를 처분해 급한 빚을 갚고, 나머지를 구조조정해서 확장하는 게 이랜드의 비결이었다.
뉴코아 인수가 그 사례다. 박성수는 법정관리로 부채가 탕감된 뉴코아를 빚을 지며 싼값에 인수했다. 이랜드는 뉴코아를 6천2백억 원에 인수한 후, 15개 매장 중 8개만 빼고 나머지를 매각 후 임대 방식으로 처분해 5천여억 원을 회수했다.
지난해 까르푸(홈에버) 인수에 동원한 1조 4천8백억 원 가운데 이랜드가 직접 낸 돈은 3천억 원뿐이었다. 투기자본에게 5천1백억 원을 끌어왔고, 8천억 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은행들은 아직 사지도 않은 32개 까르푸 매장을 담보로 8천억 원을 빌려 줬다.
기업사냥
이런 식의 기업사냥을 거듭하다 보니 이랜드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06년 말 현재, 이랜드 그룹 주력 4개 사의 단순합산 총 차입금은 2조 4천4백42억 원에 이른다. 올해 상환해야 할 차입금만 무려 9천억 원이다.
박성수 돈놀이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노동자들이었다. 박성수는 인수합병 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자들을 대량으로 비정규직화하고 해고해서 수익성을 높였다. 비정규직 악법은 이처럼 ‘한국판 론스타’의 돈벌이를 돕는 도구인 셈이다.
사측은 단협도 위반한 채 노조와 상의도 없이 매각을 결정했다. 뉴코아노조는 즉각 규탄 성명을 내고 매각 반대를 밝혔다. 노조는 “고용보장에 대한 대안 없는 회사의 태도는 더 큰 투쟁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거듭해서 흉악한 본색을 드러내는 박성수에 맞선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지금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은 낮에는 투쟁,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힘겹게 투쟁하고 있다. 따라서 민주노총 지도부는 하루빨리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에 대한 생계비 지급 결정을 이행해야 한다.
11월 27일 민주노총 서울본부의 이랜드 투쟁 승리를 위한 간부 파업에도 노동자, 학생, 민주노동당원 등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나아가 제2차 범국민행동의날 등을 계기로 단호한 투쟁과 조직 노동자들의 강력한 연대가 결합된 투쟁의 전진이 필요하다.
비정규 투쟁 승리·비정규악법 폐기
민주노총 서울지역 간부 파업
11월 27일(화) 오후 3시 대학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