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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 옥중 인터뷰:
“삼성 왕국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삼성의 범죄를 고발한 ‘죄’로 3년째 수감중인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을 만나 최근 삼성 비자금 사건의 의미와 투쟁의 방향에 대해 들었다.
김성환 위원장은 11월 19일부터 이건희 구속·처벌, 울산 삼성SDI 노동자 탄압 중지, 재소자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이번 수감 기간중 벌써 9번째인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삼성에 맞서 싸운 10년의 세월동안 ‘지가 억울하니 그런 식으로[증거도 없이 삼성과 검찰의 부당한 유착에 대해] 얘기하겠지’ 하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번 사건을 보면 사람들도 저를 믿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법에도 보장된 노조 건설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삼성이 탄압하는 게 결코 정상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족벌 재벌 이 씨 일가가 이 나라에 군림하며 큰소리치며 살기 위해 온갖 불법과 부정을 저질렀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그것을 위해 불법 자금을 만들어 사회 곳곳에 뿌린 것이죠.

이번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은 삼성이 저지른 온갖 불법·부정 등이 썩어 곪아터진 것이 고름처럼 흘러 내린 것일 뿐입니다. 삼성에 맞서 범국민적 저항이 필요한 때입니다.

최근 노무현은 삼성 특검을 사실상 거부하고 나섰습니다.

지금 노무현의 오른팔이라는 이광재 의원이 삼성과의 연결 고리라는 소리도 있습니다. 노무현의 경제 정책은 삼성연구소의 정책입니다.

지난 X파일 사건 때도 노무현은 과거는 덮고 가자고 했습니다. 그 때 저는 노무현 정권에서는 삼성 개혁을 기대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특검은 솔직히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특검을 한다 하더라도 이것 빼고 저것 빼고 흐지부지되거나 본질을 흐려버릴 것이라는 의심이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범국민적인 저항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저 놈들을 바꿔 낼 수 있습니다. 검찰·국세청·금감원 다 맛이 간 놈들이기 때문에 안 됩니다. 삼성이 수천억 원을 먹였는데요. 그것을 파헤치면 자기들이 다 나오니까요.

권영길 대표가 말했듯이, 아무튼 노무현이 삼성에 장악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갈아엎어야 합니다.

삼성의 불법을 파헤치면 경제가 위축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런 주장을 하는 자들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이건희 아들 재산이 4조 원입니다. 66억 원 상속받아서 14억 원 세금 냈는데 지금 4조 원이 됐습니다. 이 돈이 누구의 돈입니까. 그건 노동자와 국민의 돈입니다.

오히려 재벌의 정경유착·문어발식 사업확장·중복투자 등이 경제 위기를 몰고 오는 것입니다.

울산 삼성SDI와 삼성전자에서 노동자들이 구조조정되고 있습니다. 자기들 잘못을 노동자들을 쉽게 짜르는 데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번 기회를 이용해 어떻게 싸워야 한다고 보십니까?

2004년 12월에 일부 삼성 노동자들이 양심선언을 했는데, 그 후 삼성에 의해 재산압류, 미행, 감시, 협박을 받았습니다. 결국 삼성에 대한 고소·고발을 취소하고 어떤 사람들은 숨어 버렸습니다. 그러니 삼성 문제에 관심 있는 분들이 이런 삼성 노동자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삼성에 노조를 건설하는 과정은 삼성이 이 땅 구석구석에 뿌린 부정부패와 모순을 이겨내는 싸움이기도 합니다.

현재 울산 삼성SDI 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습니다. 이 싸움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의미는 매우 소중합니다. 그동안 삼성에 맞선 싸움이 대체로 개인적 싸움이었는데 이 싸움은 그렇지 않습니다. 정규직도 이 투쟁을 조금씩 지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패배 의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들은 저를 감옥에 가뒀지만 언제나 목에 가시가 걸린 느낌일 것입니다. 어려움과 시련 너머에는 새 세상의 희망이 있습니다.

조직 건설(삼성 노조 건설)이 처음에는 어렵지만 일단 건설되면 삼성 왕국은 순식간에 무너지게 됩니다. 그동안 삼성 노동자들은 수없이 당해 한과 분노로 응어리져 있습니다. 삼성과 싸우는 노동자들과 함께해 주십시오.

인터뷰·정리 한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