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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을 매정하게 내친 명동성당 사목회

1백50일 넘게 ‘고난의 행군’중인 뉴코아노조가 새로운 투쟁 거점을 만들기 위해 명동성당 천막농성을 시도했다.

그런데 명동성당 측은 뉴코아 노동자들을 보호하기는커녕, “청와대로나 가서 땡깡을 부[리라]”며 노조의 천막을 철거해 버렸다.

뉴코아노조 박양수 위원장과 여성 조합원들이 무릎을 꿇고 울면서 “저희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하고 매달렸지만 성당은 막무가내였다.

명동성당 주임신부와 사목회는 천막을 철거하며 “우리는 비정규직과는 상관없[다]”며 “민주화 운동을 위해 장소를 제공하던 시절이 아니”라고 말했다.

주임신부는 천막을 철거하며 “수배자 2명은 성당에서 보호해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사목회가 이들마저 내쫓겠다고 하자 모른 체했다. 결국 수배자들은 추운 날씨에도 성모 마리아 상 앞 맨바닥에서 노숙 농성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박양수 위원장은 “네 달 동안의 수배 생활보다 지난 이틀이 가시 방석에 앉아 있는 것처럼 더 힘들었다”며 명동성당 측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총회를 연 국제사무직노조연합(UNI)은 이런 소식을 듣고 뉴코아·이랜드 투쟁기금 지원을 결정했고, 로마교황청에 협조 공문을 보내 명동성당에서 농성중인 뉴코아노조 지도부의 신변보호를 요청하기로 했다. 각국 노조 대표자들 3백여 명은 한국대사관까지 항의 행진하며 국제적 연대를 보여 줬다.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11월 27일 대학로에서 7백여 명이 모여 비정규직 투쟁 연대 간부 파업을 하기도 했다.

여론의 압력 때문에 국회 환노위 의원들은 국감 증인 출석을 거부한 이랜드 회장 박성수를 검찰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여론을 뒤늦게 눈치챈 명동성당 측은 수배자들까지 나가달라는 말은 못하고 있다.

명동성당 측의 행태는 예수의 가르침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예수는 ‘죄인’으로 낙인찍혀 소외되고 억압받는 사람들과 어울렸다.

이제라도 명동성당 측은 잘못을 반성하고 87년 민주화 정신의 진정한 계승자인 뉴코아 노동자들이 천막농성을 거점 삼아 정의로운 투쟁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