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황당한 ‘발상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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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이 평범한 사람들의 불만을 달래려 내놓은 포퓰리즘 공약들의 ‘허경영스런’ 본질이 하나하나 밝혀지고 있다.
이명박이 내놨던 ‘통신요금 20퍼센트 인하’ 공약은 ‘통화료 발·수신자 쌍방 분담’과 ‘통신요금 누진제(많이 통화할수록 통화료가 비싸지는 것)’로 나타났다. 통신업체들의 막대한 이윤이 아니라 이용자들의 “통신 과소비”가 문제이고, 따라서 전화를 걸고 받기 부담스럽게 하면 통신요금이 자연스럽게 “인하”할 것이란 얘기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부다운 ‘발상의 전환’이다.
이명박식 ‘발상의 전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신혼부부 내 집 마련 확대’ 공약도 이른바 ‘지분형 분양주택 도입’으로 그 실체를 드러냈다.
악수
지분형 분양주택이란, 주택 분양대금을 입주자와 투자자가 나눠 내서 입주자가 싼값에 주택을 분양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2억 짜리 집을 5천만 원에 사는” 게 가능할 순 있다. 하지만 그 지역의 집값이 매년 10퍼센트씩 뛰는 투기가 벌어져야만 한다. 부동산 폭등 때문에 내 집 마련이 어렵다고 한탄하지 말고, 부동산 폭등 속에 뛰어들어 내 집 마련 ‘투기’를 하라는 ‘발상의 전환’이다. 이것은 이명박의 부동산 정책이 본질적으로 부동산 투기꾼들의 이윤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 준다.
농민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명박은 “떼를 써서 [FTA에 반대]하는 것은 잠깐이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안 된다”며 “쌀 농사를 지어 경쟁이 안 된다고 하는데 … 쌀을 비싼 밀가루 대용으로 해 … 동남아처럼 쌀국수를 먹자”는 ‘근본적 해결책’을 내놨다.
이런 이명박식 ‘발상의 전환’은 그나마 있었던 포퓰리즘 공약들이 모두 친재벌·친기업 본질을 흐리기 위한 액세서리에 지나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이명박식 ‘발상의 전환’은 분명 대중의 불만에 기름을 붓는 악수가 될 것이다. 이런 불만을 결집시켜 이명박에 맞선 투쟁을 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