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파는 민주노동당 파괴 행위를 그쳐야
〈노동자 연대〉 구독
지난 17일 심상정 의원과 노회찬 의원의 신당 창당 선언으로 민주노동당 분당은 기정사실이 됐다.
분당의 한 계기가 된 2월 3일 당대회는 결코 ‘자주파’ 대 ‘평등파’의 대결도, ‘혁신’ 세력과 ‘수구’ 세력 간의 대결도 아니었다. 그것은 당을 우경화시키려는 시도에 맞선 투쟁이었다.
당대회에서 심상정 비대위는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창당 이래 최대의 권한을 부여해 준 당원들에게 우경적 ‘혁신’안을 강요했다. 대의원들이 민주적 토론을 통해 이것을 거부하자 당대회장을 떠나 버렸다.
심상정 비대위는 최기영·이정훈 당원 제명 조처가 ‘당원 정보 유출’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이것은 명백히 국가보안법에 대한 태도라는 민주주의 원칙의 문제였다.
심상정 비대위는 ‘민주노총당’, ‘운동권당’을 문제삼으며 민주노동당을 우경화하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조중동 같은 보수 언론들이 연일 민주노동당 분열 사태를 크게 보도했고 특히 ‘종북주의’라는 마녀사냥식 딱지 붙이기에 열광했던 것이다.
심상정 의원은 신당 창당 선언 이후에도 민주노동당이 ‘사회연대전략’ 같은 정규직 양보론에 “힘과 공을 들이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고 비판하고 있다.
노회찬 의원도 한 때는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이 서로 다르게 생겼다고 얼굴에서 나가라고 하겠냐?”며 분당파를 비판하더니, 갑자기 돌변해 신당파에 합류하며 민주노동당에 ‘사망선고’를 내렸다.
노회찬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 고진화하고도 함께할 수 있다며 추파를 던졌다. 대자본가 정당 소속의 정치인과도 함께할 수 있다면서, 노동자·민중 운동의 일부인 ‘자주파’와는 함께할 수 없다는 말은 납득할 수 없다.
언론 등을 통해 민주노동당에 ‘종북주의’라는 딱지를 붙이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심상정·노회찬 의원과 신당파 세력은 분당 과정에서 끊임없이 비신사적 행동을 하고 있다.
두 의원은 자신들의 명망과 권한을 이용해 조직적 탈당을 부추기고 있다.(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와 관련된 글은 〈맞불〉 온라인 기사를 참고하시오) 의정부 지역위에서는 목영대 위원장 등 신당파가 지역위 해산을 반대하는 대의원을 배제한 채, 골방에 몰래 모여서 지역위를 해산시켰다. 이것은 당연히 무효다.
분탕질
서울 강남지역위원회에서도 김현우 위원장과 신당파가 일방적으로 지역위를 해산하려 했으나 몇몇 대의원과 평당원들이 치열한 논쟁과 호소로 이런 시도를 좌절시켰다.
신당파인 조현연 교수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같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함께 갈 수는 없다. 결국 하나는 소멸해야” 한다며 종파적 태도를 드러냈다.
매우 애석한 일이지만 분열만은 막아보려 한 진지한 당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제 사태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이제 신당파 지도부와 활동가들은 더는 민주노동당을 흠집내거나 ‘분탕질’ 하지 말아야 한다. 탈당을 무기삼아 남아있는 당원들과 민주노동당의 명예를 훼손하고 분란을 조장하는 데 골몰한다면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신당파 내부의 정치적 이견을 어떻게 극복할지, 분당도 불사할 만한 자신들의 원칙과 입장이 무엇인지나 분명히 하는 데 매진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비록 같은 당에서 함께 머물지는 못할 지라도 이명박 정부에 맞선 반전·반신자유주의 투쟁에서 함께하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