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폭등에 맞서 지속적인 공동행동을 건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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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인 등록금 폭등에 대한 불만이 들끓고 있다. 전국적으로 등록금 상한제 도입 서명이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고, 3월 28일 공동행동에는 학생·노동자 수천 명이 참가할 듯하다. 이날 몇몇 대학 학생들은 학생총회와 동맹휴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도 양보하는 시늉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3월 20일 교육과학기술부는 기초생활수급권자 전원에게 2011년까지 무상장학금 지급, 소득 연계형 학자금 대출 확대, 소득 2분위 학생까지 무이자 대출 실시 계획을 이명박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이 계획 어디에도 이명박의 대선 공약이었던 ‘반값 등록금’ 계획은 없다. ‘등록금대책을위한시민사회단체전국네트워크’(이하 등록금넷)의 지적처럼 “살인적인 등록금 폭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생색내기”에 불과한 것이다. 게다가 일부 계획은 이미 노무현 정부 때 나온 것이다.
민주당도 4월 9일 총선을 앞두고 등록금 상한제 등 등록금넷의 5대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등록금을 반 정도로 낮추겠다는 분명한 의사와 이행 계획을 밝히고 있지 않다. 생색내기 공약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민주당은 지난 10년 동안 등록금이 2배로 인상되는 데 앞장선 주범이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교육재정 확충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대학을 수익성 논리에 따라 운영하도록 부추겼기 때문에, 사립재단들은 맘 놓고 이윤 불리기 경쟁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이다.
생색내기
따라서 재벌과 사립재단의 이윤을 털끝만큼도 건드릴 의향이 없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총선용 생색내기 공약을 믿어선 안 된다. 이런 점에서 한국진보연대·참여연대 등 등록금넷의 주요 단체들이 3월 28일 범국민대행진에서 민주당에게 연설 기회를 주려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는 등록금 인상 주범이 마치 우리 편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등록금넷은 기성 정당들을 통한 입법 청원에 기대지 말고, 민주노동당이 발의한 실질적 ‘반값 등록금’ 안을 지지하면서 이를 쟁취하기 위한 대중 행동 건설에 매진해야 한다.
제약회사 임상실험 대상이 되거나 피를 팔아서까지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88만 원 세대와 서민 가정의 고통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3월 ‘개나리 투쟁’으로 등록금 인상액의 일부를 낮추는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더 근본적인 해결을 바란다.
따라서 3월 28일 행동의 성과를 이어, ‘반값 등록금’과 더 나아가 무상교육을 쟁취하기 위한 지속적인 공동행동을 건설해야 한다. 그러려면 가능한 곳에서는 기층 대학과 지역 차원의 상설적 등록금 투쟁 연대체를 건설하는 것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특히 학생들은 정부에 맞선 공동행동과 함께 대학 당국의 등록금 인상에 맞선 투쟁을 확대해야 한다. 학생총회, 동맹휴업, 점거농성 등의 대중 행동에 더 많은 학생들이 동참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기에 노동자들의 투쟁이 결합된다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등록금 문제가 단지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만큼, 후속 공동행동을 5월 1일 메이데이 행동과 결합시킨다면 노동자·학생 연대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