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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 징계 철회 투쟁도 6백여 일만에 승리하다

2006년 외대노조는 2백 일 넘는 파업을 통해 박철 총장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맞섰다. 나는 학생들 사이에서 파업 지지 활동을 펼쳤다. 나를 눈엣가시처럼 여긴 외대 당국은 2006년 8월, 내가 “보직교수들의 노동자 폭행·성희롱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무기정학시켰다.

그러나 지난 6백여 일 동안 “보직교수들의 노동자 폭행·성희롱”은 국가인권위·법원을 통해 거듭거듭 “사실”로 밝혀졌다. 그래서 지난해 5월, 법원은 “무기정학 무효” 판결을 내렸다. 외대 당국은 법원의 판결들을 무시하고 항소를 거듭했다.

법원은 지난 3월 26일에는 “무기정학 효력 정지” 판결을 내렸다. 학내 여론도 학교 편이 아니었다. 총학생회 확대운영위원회에 제출된 ‘조명훈 학우 징계 철회와 폭력·성희롱 보직교수 처벌’을 요구하는 연서에 절반이 넘는 30여 명의 확대운영위원(주로 과회장들)이 서명했다.

결국 외대 당국은 항복 선언을 했다. “가처분 판결을 받아들여 2008년 3월 27일 정오를 기해 조명훈의 징계를 해제한다.” 6백여 일의 투쟁 끝에 얻은, 소중한 승리였다.

외대 당국은 2006년 외대노조 파업 당시부터 비판 목소리를 압살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오히려 “보직교수들의 노동자 폭행·성희롱”이란 외대 당국의 치부만 만천하에 드러났다.

또, 이번 승리는 취임 이래 외대 학생·노동자 들에게 가혹한 신자유주의를 강요한 박철 총장의 첫 번째 패배라는 점도 중요하다. 박철 총장은 우파 총학생회의 도움으로 노조 파업을 짓밟은 뒤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후퇴시켜 왔다. 지난 3년간 등록금도 70만 원이나 올렸다.

징계 철회 투쟁의 승리에 환호하는 학생·노동자 들의 마음 속엔 박철 총장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불만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내가 강의실에 들어가 “이 투쟁의 승리가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운동의 승리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면 많은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우렁찬 박수를 보내 줬다.

외대 당국은 ‘무기정학처분무효소송’에 대한 항소는 철회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조, 전국대학노조, 전교조, 전국공무원노조,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 등이 8백50여 명의 탄원서를 조직해 이 투쟁을 엄호하고 있고, 보직교수 폭력·성희롱을 입증하는 법원 판결들이 속속 발표된 상황에서 외대 당국이 “무기정학 무효” 1심 판결을 뒤집기는 힘들 것이다.

고려대 출교 철회 투쟁의 승리에 이어진 외대 징계 철회 투쟁의 승리가 등록금 인상과 신자유주의에 맞선 투쟁을 고무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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