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차 카이로회의 취재기] 팔레스타인 해방 투쟁의 전략과 전술:
“예루살렘을 해방시키려면 이집트를 해방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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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사회주의 연구소 주최로 열린 ‘시온주의 반대 투쟁은 어디로 - 1국 대안’ 포럼은 팔레스타인 해방 투쟁의 전략을 토론하는 자리였다. 수십 명이 좁은 강의실을 가득 메웠고 가자에서 이스라엘의 봉쇄에 맞서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해방을 위한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유태인과 팔레스타인인 들이 공존하려면 현재의 불균등한 권력 상태가 바뀌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지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팔레스타인 난민 귀환 문제를 포기하면 팔레스타인 인구의 4분의 3은 영영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제시된 어떤 두 국가 방안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런 방안들은 모두 팔레스타인인들의 진정한 자치를 부정하는 것들입니다.
“진정한 대안은 팔레스타인인들의 귀환권을 보장하고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전의 상태로 복귀하는 것뿐입니다. 그때는 유태인들과 팔레스타인인들이 같이 살았습니다. 이런 대안은 유태인과 팔레스타인인들의 공존은 인정하지만 제국주의적 유대국가 건설, 다시 말해 시온주의에는 반대합니다.
“미국의 제국주의 프로젝트와 그 일부인 이스라엘에 맞서 저항 세력들은 가자와 이라크 전선 모두에서 하나로 맞서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제국주의자들에게 끌려다닐 것이고 승리에서 멀어질 것입니다. 프랑스와 미국에 맞서 독립을 쟁취한 베트남의 사례에서 배워야 합니다.”(헤즈볼라 공보관)
“시온주의 국가에는 긍정적인 면이 전혀 없습니다. 오로지 파괴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세력관계 균형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압도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이중국가라는 대안은 비현실적입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단일국가 건설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단일국가 대안이 이상적이고 유토피아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정치사상에 대한 2가지 질문 - 그것이 좋은 것인가? 그리고 가능한가? - 은 반드시 순서대로 옮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좋은 것이라면 그 다음에 어떻게 가능한가로 가야 합니다. 단일국가가 좋은 것이라는 사실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사실 이중국가냐 하는 문제는 바로 ‘어떻게?’ 문제입니다. 엄청난 장애물들이 놓여 있지만 대단히 진지하게 어떻게 해결할지를 생각해야 합니다.”(가다 카르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억압은 자본주의적 이해관계에 결합돼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수행하는 구실은 미국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에 꼭 필요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적은 미국 제국주의와 시온주의입니다.
“팔레스타인 해방은 팔레스타인인들뿐만 아니라 아랍지역 전체와,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모든 사람들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난 몇 년 동안 저항세력은 제국주의를 후퇴시키거나 지역적으로 패배시켰습니다. 지난 8년 동안 이스라엘 사회 내부 모순이 심화했고 이스라엘에서 다른 나라로 빠져 나가는 역이민이 늘었습니다. 저항세력의 승리는 이를 가속화했습니다.
“이스라엘 정착민들은 미국이 준 돈으로 생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항 세력의 승리와 전진은 시온주의자들과 미국 제국주의에 비용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시온주의의 핵심은 유태인들의 귀환인데 위험이 높아지다보니 생활 수준 유지에 드는 비용도 높아진 것입니다. 저항이야말로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한 유일한 대안임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저항은 팔레스타인인들만의 과제는 아닙니다. 아랍인들은 더 나아가 이스라엘의 시온주의에 공조하는 아랍 정권들을 타도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예루살렘을 해방하려면 이집트인들은 이집트를 해방시켜야 하는 것입니다.”(새이드 압델 라흐만, 이집트 사회주의자)
“우리는 이집트 노동자들의 파업을 봤습니다.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이집트 노동자들이 아랍세계의 중요한 주체라고 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이것은 추상적인 분석이 아니라 현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단일국가를 건설하려면 이집트 해방이 답이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아무리 팔레스타인인들이 용감해도 자신들만의 힘으로는 승리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팔레스타인 해방은 제국주의와 시온주의에 맞서는 지역적 투쟁의 일부로 진행돼야 합니다. 2006년 헤즈볼라의 승리와 2007년 이집트 파업의 승리야말로 단일국가가 실질적으로 논의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서방에서는 이 기회에 강력한 캠페인을 건설해야 합니다.”(새비 사갈)
“나는 시온주의가 어떤 팔레스타인 국가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제국주의의 충견 구실을 하는 시온주의 국가의 역할 때문입니다. 시온주의 논리는 후퇴가 아니라 확산입니다. 이는 지도만 봐도 분명합니다. 시온주의 국가는 후퇴할 곳이 없습니다. 그러나 유태인 자체를 문제시하는 태도는 문제입니다. 제국주의 국가에 반대해야 합니다. 단일국가 건설 계획은 시온주의 국가를 분쇄하고 유태인이 평등의 원칙 하에 함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존 몰리뉴)
“팔레스타인인들의 투쟁은 영웅적이고 무조건 지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권력은 팔레스타인인들의 힘만으로는 바뀌지 않습니다. 이것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제국주의와 이스라엘이 강요하는 인공적 상황입니다. 따라서 2006년 헤즈볼라의 승리가 그토록 중요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권력을 쥔 팔레스타인 바깥의 저항세력이 가세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뜻에서 우리는 이집트 노동자계급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이 지역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세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승리하고 팔레스타인 투쟁과 결합되면 단일국가 건설 계획이 승리할 것입니다.”(알렉스 캘리니코스)
제6차 카이로회의 마지막 날에 열린 ‘반이스라엘과 시온주의 투쟁의 전략들’ 회의에서는 국제적인 팔레스타인 지지 투쟁 계획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출됐다. 그 중에는 이스라엘과의 학술교류를 거부하는 교수들의 보이코트 운동과 이스라엘에 투자하는 서방 정부나 기업에 대한 보이코트, 이스라엘과 무기를 거래하는 정부에 항의하는 운동, 팔레스타인 귀환 지원, 가자 지원 물자 보내기, 이스라엘 정치인들의 방문에 항의하는 운동 건설하기, 이스라엘 건국 60주년에 맞춘 항의시위 등이 제안됐다.
특히 팔레스타인인들에 연대하는 이집트 노동자 파업 지지하자는 제안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