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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차 카이로회의 취재기] 분리장벽 붕괴 뒤의 가자의 진실:
“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결코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게 됐습니다”

제6차카이로반전회의에 참가한 델리 아살라 하딘(이집트 여성, 작가, 카이로대학 교수)이 분리장벽 붕괴 뒤에 다녀온 가자의 팔레스타인인들의 상황을 증언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카이로 국경에 설치된 분리 장벽을 무너뜨렸을 때 나를 포함한 많은 이집트 여성들이 가자에 방문하고 싶어했습니다. 나는 그들 중 한 사람입니다.

많은 여성들이 1월 25일 아침 일찍 함께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도로에서 보안 점검이 시작됐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의료품을 수송하는 트럭에 숨어서 가자에 들어가려 했습니다. 그러나 검문소에서는 이 차량조차 아무 이유없이 정지시켰고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그 안에서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끝에 우리는 겨우 국경 부근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이집트 정부는 국경 근처로 갈수록 석유 공급을 차단해서 중간에 석유를 채울 수 없게 해 놨습니다. 차를 타고 국경을 넘나들지 못하게 한 것이죠.

저녁 무렵에야 걸어서 국경을 넘을 수 있었습니다. 그 때 나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듯한 경험을 했습니다. 캄캄한 지역 전체에 전기는 전혀 들어오질 않았습니다.

우리는 길을 몰랐고 아이들이 우리를 도와줬는데 놀랍게도 아이들은 13유로만 받고는 짐을 다 들어주며 우리를 안내했습니다. 그 아이들은 벌써 다 자란 어른 같았습니다.

빛이 전혀 없는 어둠 속에서 별만 빛나고 있었고 어느 폐허가 된 지역에 도착했을 때 아이들은 그저 일상인 것처럼 그 폐허더미를 뛰어넘었습니다. 그리고 한 아이가 사다리를 구해와서 우리도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 뒤 2박3일은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간이 됐습니다. 대단히 비극적인 상황이었지만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그들은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얼굴은 억압받는 사람들의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얼굴에선 절망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병원 산부인과에 있는 인큐베이터는 작동하지 않았고 봉쇄당한 그들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기구라곤 전혀 없었습니다. 그 땅에는 풀과 나무가 자라는 녹색지대가 없었습니다. 땅 전체가 폐허 같았습니다.

혹여 곡물을 심기라도 하면 곧 그 자리에 폭격이 이뤄졌습니다. 곡물이 없으니까 가축도 기를 수 없고 따라서 우유도 당연히 없고, 아무런 식품도 만들 수가 없습니다.

간혹 보이는 공장들은 폭격으로 폐허가 됐지만 이를 수리할 시멘트도 이 땅으로 들여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폐허가 된 옛날 건물을 부숴서 시멘트를 조금 섞어 다른 건물을 수리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무덤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시멘트도 구하기 어렵습니다.

이스라엘은 각종 원자재는 물론이고 생활 필수품도 못 들여오게 합니다. 이스라엘 샴푸와 비누는 허용합니다.

이스라엘은 오로지 13개 품목에 대해서만 가자로 수입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합니다. 그게 2월에 4개로 줄었습니다. 냉동식품 일부만 허용되고 생선이나 생고기, 우유는 들여올 수 없습니다.

허용되는 제품은 대부분 이스라엘 상품입니다. 그들은 가자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계속 이스라엘 상품을 이용하게 합니다. 석유도 없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석유를 본 것은 이집트를 떠날 때였습니다.

최근 이집트가 이스라엘에 가스를 수출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나는 분노를 느낍니다. 나는 이집트 정부의 이런 행동에 반대합니다. 이런 결정은 우리 같은 평범한 이집트인들이 내린 것이 아닙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대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습니다. 돈도 없고 아이들은 아무도 학교에 다니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강하게 결속돼 있고 아이들은 문맹이 아닙니다. 그들의 정치의식은 대단히 높습니다.

가자를 떠나 이집트로 돌아온 뒤 나는 그들이 결코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그곳에서는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준다는 개념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총알이나 러시아소총을 갖고 놉니다.

우리가 생필품을 전달했을 때 그들은 무척 기뻐했습니다. 피클, 쌀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한 순교자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습니다. 그녀의 얼굴에는 우는 눈이 깊이 박혀 있었습니다.

이건 팔레스타인 의회 사진입니다. 이스라엘이 체포해 간 의원들의 자리에는 사진만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이 아이는 시각장애인입니다. 이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이 아이가 나한테 껌을 줬는데 살펴보니 이집트 상품이었습니다. 아이는 꼭 주고 싶다며 내 손에 껌을 쥐어줬습니다.

이 여성은 18살에 두 아이를 잃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언제든 자신의 아이들이 순교하는 것을 지켜볼 준비가 돼 있다고 했습니다.

길에서 만나 이 사람은 내 휴대전화를 보더니 우리 해방군이 사용할 수 있게 기증해 주면 안 되겠냐고 물었습니다.

[시간이 모자라 그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시온주의 반대투쟁 증언’ 포럼에 참가한 다른 참가자들의 증언이 이어졌고 슬픔과 분노가 모두의 가슴 속에 깊이 파고 들었다.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다른 포럼에서는 팔레스타인 해방 투쟁의 전략과 전술이 토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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