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지옥’으로 가는 이명박의 공적연금 파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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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운용위)는 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가 자신의 국민연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신용회복위원회의 2007년 발표 자료를 보면 신용 회복 신청을 한 사람은 전체의 10퍼센트도 안 됐다. 신용회복지원 신청자의 60퍼센트 이상은 한 달 소득이 1백만 원을 넘지 않았고 신청자의 1퍼센트만 취업이 확정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채무재조정 뒤에도 다시 신용불량자가 된다.
따라서 국민연금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정책은 신용 회복에는 도움이 안 되고 노후 연금마저 은행과 사채업자들에게 넘겨주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신용불량자들에게 또 다른 부채를 안겨 줄 것이 아니라 저임금 비정규직 확대와 사회 양극화를 부추겨 온 정부가 그 수혜자인 기업주들에게 돈을 거둬 신용불량자들을 구제해야 한다.
한편,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연기금의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이고 해외 투자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신용 위기가 심화하고 주식 가격이 갑자기 폭락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이미 국민연금기금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채권에 1백억 달러가 넘는 기금을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봤다.
그런데도 기금운용위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파산 위기에 몰린 투자은행들의 지분·채권 인수 계획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중앙일보〉 2월 4일치). 기금 고갈을 핑계로 ‘더 내고 덜 받는’ 연금 개악을 밀어붙인 자들이, 정작 그 기금을 은행과 사채업자들의 주머니를 불리고 주식시장을 떠받치는 데 아낌없이 쓰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최근 그나마 조건이 좀 나은 공무원연금도 ‘세금 도둑’이라며 공격하고 있다. 국민연금 개악에 이어서 공무원연금도 개악하고, 다시 국민연금을 더한층 개악하는 연쇄적 각개 공격으로 공적 연금 제도를 총체적으로 무너뜨리려는 것이다.
‘재벌천국, 서민지옥’ 시대로 통하는 이명박의 국민연금·공무원연금 개악에 맞서 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