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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유학생 시위를 보고

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이 벌인 행동을 본 많은 사람들은 상당한 불쾌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9·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일시적으로 애국주의 열풍이 분 것이나 ‘황우석 사태’에서 나타난 애국주의 분위기와 비슷하다.

그러나 내가 중국에서 1년 반 정도 유학하면서 본 중국인들은 민족주의 의식이 강하기는 해도 모두 다 편협하지는 않았다. 예전에 만났던 한 중국인은 나에게 ‘동북공정’처럼 중국 정부가 저지른 역사왜곡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미국에 유학중인 한 중국인 학생은 티베트 독립에는 반대하지만 티베트 연대 단체에서 주최한 집회에 참가해 중국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평범한 대중의 정서를 외국과의 협상에 이용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중국인들의 분노가 자칫 중국의 빈부격차나 공산당에 대한 불만으로 나아갈까 봐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해외의 중국인들에게는 이번 시위처럼 ‘깃발’을 보내주면서, 정작 국내의 중국인들이 벌이는 까르푸 불매운동에 대해서는 참여를 자제할 것을 요구하는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 이미 중국 정부는 2006년 일본의 역사왜곡에 반대하는 거대한 시위가 벌어졌을 때 이를 지지하는 척하다가, 금세 대규모 반일 시위를 계획했던 여러 활동가들을 체포하고 시위에 참가하지 말라는 문자메시지를 돌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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