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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노동자가 이주노동자를 지켜 줘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체류 관리를 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가 대거 늘어나 범죄, 테러 등 사회 위험과 불안정을 가져온다고 말한다. 이것을 막기 위해 단호한 법 집행 ─ 인간사냥과 단속·추방 ─ 을 쉼 없이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 양극화와 빈곤·소외 심화를 만들어낸 정책들이 범죄 증가의 진정한 이유이고,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하는 제국주의 전쟁 지원이 테러 위험을 높이는 진정한 원인이다. 게다가 정부의 법 집행은 완전히 인종차별적이고 계급 차별적이다. 한국에 맘 편하게 체류할 ‘비자’ 발급 여부는 순전히 돈과 출신 국가에 의해 결정된다.

법무부는 올 8월부터 2백만 달러였던 투자자 영주권 취득 요건을 1백50만 달러로 낮추고, 세계 유수의 기업과 대학 출신자들에게는 언제든지 입국해 자유롭게 취업할 수 있도록 문호를 대폭 연다.

어렵사리 단기 비자를 발급받아 온 가난한 이주노동자들에게 이런 기회는 완전 봉쇄돼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불법이 되는 이유는 바로 돈이 없고 가난한 나라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혹사 노동과 저임금에서 벗어나려면 직장에서 도망쳐 위험천만한 ‘불법’ 신세가 되는 수밖에 없다.

다른 한편, 언론들은 정부의 무분별한 외국 인력 수입 정책이 ‘하층’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생계를 위협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배자들은 한국 노동자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형편없는 일자리를 채우기 위해 이주노동자들을 들여왔다. 가장 밑바닥 일자리는 이주노동자들로 채우고 그 위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채워 나가고, 그나마 안정된 일자리마저 공격해 전체 노동시장을 초 유연 노동시장으로 만들어 왔다. 이주노동자들의 잘못은 이런 형편없는 일자리에서 묵묵히 일해 온 죄밖에 없다.

한국의 기업들은 자유롭게 동남아시아에 진출해 현지 노동자들을 가혹하게 착취하고 노조 활동가들에게 ‘테러’를 자행하며 이윤을 뽑아내 돈을 벌면서, 이들 나라에서 들어온 이주노동자들은 왜 여기서 자유롭게 일하며 돈을 벌면 안 되는가?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우리의 일자리, 임금을 공격하면서 비열하게 힘없는 이주노동자들을 이용한다. 우리가 정부와 언론의 위선에 맞장구치는 순간 어느새 우리의 진정한 적은 가려진다.

우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도 이주노동자들을 저들의 먹잇감으로 던져 줘서는 안 된다. 굶주린 맹수는 그 다음에 우리를 공격할 것이다.

그동안 경찰은 ‘불법체류자’로 의심되는 아시아, 아프리카 출신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불심검문을 부쩍 강화해 왔다. 경찰은 이제 그 대상을 내국인으로까지 확대하려 한다. 최근 경찰은 불심검문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처벌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억압과 차별은 지배자들의 추악한 위선의 한 단면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들을 비난하고 이주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옹호해야 한다. 그리고 또 우리 모두의 인권, 민주주의, 삶의 후퇴를 막기 위해 이주노동자들을 방어해야 한다.

추천도서
《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
- 이민에 대한 미국 사회의 편견과 신화

아비바 촘스키, 전략과문화

“이주노동자가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 “불법 이민으로 법을 어긴 사람들은 범죄자이므로 추방돼야 한다” 등 이민·이주노동자와 관련해 널리 알려진 잘못된 신화와 믿음 스물 한 가지를 낱낱이 파헤친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아비바 촘스키는 노엄 촘스키의 장녀로 미국에서 이주노동자들의 권리 신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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