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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의과대학 우희종 교수 인터뷰:
“괴담은 정부가 퍼뜨리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광우병 유발물질인 변형프리온을 지난 10년 동안 직접 실험하고 연구해 온 서울대 수의과대학 우희종 교수를 만나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의 문제점을 물었다. 우희종 교수는 지난 청문회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정운천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미국산 쇠고기 협정 파기 촉구’ 전국 교수 1천8인 선언에 앞장서는 등 곡학아세하는 친정부 학자들과 정부 관리들에 학자적 양심으로 용기 있게 맞서고 있다.

광우병을 유발하는 동물성 사료는 왜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 걸까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에서는 이윤 창출이 중요한 문제죠.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좇습니다. 인간이 안전을 위해 대비하는 것은 보험처럼 장기적인 것인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만 집착하게 되죠.

정부는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지극히 낮다고 하는데요?

조류독감으로 죽은 사람은 아직 국내에 아무도 없습니다. 세계적으로는 60억 명 중에 2백50명이 걸렸는데, 로또 확률보다도 더 낮죠. 그런데 왜 방역을 합니까? 앞으로 폭발적으로 발병할 수도 있는 가능성 때문입니다. 생명과 안전 문제를 숫자놀음으로 얘기해선 안되죠.

정부가 말하는 ‘광우병 괴담’의 진실은 무엇입니까?

괴담은 정부가 퍼뜨리고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광우병이 전염병이 아니라는 것이죠. 국무총리는 대정부 질의 때 광우병은 손으로 만져도 병에 안 걸리고 공기로도 옮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광우병이 공기나 손으로 옮지 않아서 전염병이 아니라면 이질이나 식중독균도 전염병이 아니고, 나라에서 관리할 필요가 없겠죠. 황당한 얘기죠. 제가 외국학자들에게 메일 보내서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일본과 미국 학자 모두 이게 어떻게 전염병이 아니냐고 너무 우습다는 반응을 보였어요.

광우병이 5년 내로 사라진다는 게 정부 괴담 두 번째인데요. 일본 프리온질병연구센터의 요코야마 박사는 광우병 발생 국가 중에 다시 청정국가로 승격된 나라가 아직 한 군데도 없는데 어떻게 5년 내로 없어질 수 있냐고 하더군요. 미국 켄터키 의대 메디컬 센터의 텔링 교수도 광우병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우리가 이 병의 전체 윤곽을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 수십 년 내에 사라질 거라는 주장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세 번째, 우리가 EU의 엄격한 기준을 미국 소에게도 적용하라고 요구하면 정부는 EU 기준은 많이 발병해서 엄격한 거고 미국은 발병이 별로 없으니까 그런 기준을 쓸 필요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병에 대해서 조금만 아는 사람도 그게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 겁니다. 광우병이 많이 퍼진 지역의 소는 몸 속 가득 프리온이 꽉 차고 적게 퍼진 지역은 적게 차는 문제가 아닙니다. 광우병에 걸리면 똑같이 진행됩니다. 따라서 EU의 엄격한 기준도 미국 소에 적용될 수 있는 겁니다.

정부 측 과학자들이 알면서도 그런 초라한 변명으로 정부를 두둔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입니다.

촛불을 든 시민들에게 한 말씀해 주십시오.

30여 년 전 제가 대학 다닐 때 경찰들이 학교에 들어오고 집회하면 무조건 용공이다 빨갱이 다 이랬거든요. 30년이 지나서 우리 사회가 좀 성숙해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정부가 국민의 소리를 들을 생각도 안하고, 어린 학생들을 배후에 의해 조종당하는 꼭두각시로 본다는 것 자체가 우스워요. 그래서 저는 이명박 대통령을 보면 우리가 어릴 때 읽었던 벌거벗은 임금님의 우화가 생각납니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안 입은 것 다 알고 있는데 주변 사람이 “쇠고기 안전해요. 괜찮아요” 그러니까 그것만 듣고 믿는 게 아닐까요. 빨리 옷 좀 입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다 벗고 계시거든요.

정부가 지금과 같은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이 움직임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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