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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인권영화제

열두 번째 인권영화제가 〈그들만의 심의를 심의한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끊임없는 검열의 잔재인 등급심의와 그것을 유지·강화하려는 이명박 정부에 맞서 영화제가 거리로 나온 것이다. 매회 무료로 상영되는 인권영화제는 신자유주의와 이윤 중심의 사회에서 존중받을 수 없는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널리 알려 왔다.

상영작 〈사고 파는 건강〉은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에도 매년 1천5백만 명이 죽어가는 남반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다국적 석유기업 엑손모빌을 폭로하는 〈기울어진 세계〉, 미군 기지 건설을 위한 무자비한 공권력 투입 이후 거주 공간을 빼앗긴 평택의 삶을 다룬 영화 〈길〉도 소개된다.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가 결합된 〈오월 상생〉은 1980년대 민중가요 다섯 곡과 함께 하는 5·18 광주민주항쟁에 대한 영화다.

〈전장에서 나는〉은 이라크에 파병된 군인들과 팔레스타인을 주제로 하는 다큐멘터리다. 테러리스트로 몰린 이주노동자에 대한 영화 〈나를 감시하지 마〉와 〈마야 거르츄〉도 이주노동자를 짐승처럼 공격하는 현실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영화다. 동성애자, 장애인, HIV감염인 등 사회적 소수자인 노동자들이 받는 차별과 편견에 대한 영화 〈일터에 당신의 자리는 없다〉도 추천한다.

남미의 ‘반미 좌파 벨트’인 베네수엘라, 칠레, 볼리비아를 누비며 차베스 대통령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제작한 〈미국, 민주주의를 침략하다〉도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