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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차라리 죽여라”하는 건설기계 노동자들

덤프트럭이나 레미콘 등 중장비 건설 기계를 운전하는 노동자들은 운반비를 어음으로 받기 일쑤고, 카드깡으로 당장에 필요한 생계비를 충당하다 보면 어느새 신용불량자가 돼 있다. 고유가 때문에 10시간 꼬박 일하고 손에 쥐는 돈은 2~3만 원이다. 이들에게 마이너스 통장과 가정파탄은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그래서 전국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 소속 덤프·레미콘·굴삭기 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 노동과 건설사의 유류비 전액 부담 등을 포함한 ‘건설기계 표준임대차계약서’ 이행과 운반단가 현실화 등을 요구하며 16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비조합원까지 파업에 나서 건설 현장의 90퍼센트를 마비시켰다.

이 날 파업에 나선 2만5천 명의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매우 자신감 넘쳤다.

노동자들에게 자신감을 준 것은 40여 일 넘게 커져 온 촛불시위였다.

그 점에서 6월 16일 대학로에서 청계광장으로 행진한 2만 5천 명의 건설 노동자들이 1시간 뒤 시청 앞 촛불집회에 참가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촛불 운동과 화물연대 파업으로 궁지에 몰린 이명박 정부는 건설노조의 요구가 적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

정부의 말만 믿고 뒤통수를 맞은 것이 어디 하루 이틀 얘긴가.

따라서 건설노조 지도부가 1박2일 상경투쟁 뒤 산개해 힘을 분산시키는 전술을 택한 것은 아쉽다.

이명박에게 숨 돌릴 시간을 줘서는 안 된다. 차량을 동원한 집중 상경 투쟁 등으로 확실히 밀어붙여 분명한 양보를 받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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