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7일 서울대 총학생회가 촛불 시위 주제로 개최한 한나라당 의원 김기현의 강연이 광우병서울대대책위를 비롯한 5개 단체 소속 학생 50여 명의 저지로 무산됐다.
학생들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와 한나라당의 입장을 듣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정부와 한나라당이 국민의 편이 아님은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하고 정부와 한나라당에 맞서 당당히 투쟁할 것임을 선언했다.
반면 총학생회는 이번 강연회가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민주당, 한나라당을 모두 불러 공평하게 의사를 듣는 자리라며 강연회 저지 행위를 비난했다. 일부 총학생회 지지자들은 “나는 당신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그것을 말할 권리는 죽음을 각오하고서라도 지켜내겠다”는 볼테르의 말을 인용하며 총학생회에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볼테르는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는 것에 항거해야 한다고 역설했지,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당사자들을 옹호하라고 하지 않았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표현의 자유를 탄압해 촛불 여론을 죽이려 하는 상황에서 그들에게도 말할 기회를 주는 것이 공평한 일인가. 강연회를 저지한 학생들이 아니라, 애초부터 한나라당을 초청한 총학생회야말로 정신 차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