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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정당은 운동에 장애가 되는가?

이명박 정부에 맞서 들불처럼 일어난 이번 시위는 엄청난 영향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약점도 있다. 지금 촛불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는 기존에 이런 운동을 해 오던 정치 조직을 어떻게 볼 것인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명박과 보수언론들은 이 점을 이용해 이 집회가 조직좌파들에 의해 사주된 집회라고 이간질한다.
유사한 상황이 2002년 여중생 압사 항의 촛불 시위 때도 있었다. 당시 월간 〈다함께〉에 실렸던 기사를 통해 교훈을 얻어본다. (2008년 5월 7일, 편집자)

많은 사람들은 기성(보수) 정당들을 무척 혐오한다. 기성 정치인들은 거짓말이나 일삼고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는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로지 대기업과 부자 들의 이익만을 뻔뻔스럽게 옹호한다. 그러니 사람들이 기성 정당들에 넌더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

기성 정당에 대한 거부감은 미군의 두 여중생 살해 항의 운동에서도 나타났다. 옳게도, 시위 참가자들은 기성 정치인들이 이 운동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것을 경계했다. 12월 7일 광화문 촛불 시위 때 한나라당 유세 차량이 보이자 사람들은 야유를 보내고 물병을 던졌다.

또 다른 사람들은 모든 정치 조직과 정당 들을 의심하기도 한다. 정당들이 자신들의 의제나 목적에 운동을 종속시키려 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민주노동당의 시위 참가조차 경계한다.

기성 정당들과는 달리, 민주노동당은 6월 13일 두 여중생이 살해당한 직후부터 항의 운동을 벌여 왔다. 이 과정에서 40명이 넘는 당원들이 구속됐다.

그럼에도 지금껏 보수 정당만을 경험한지라 많은 사람들이 정당 자체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런 이유로 일부 사람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 이를테면, 더 많은 민주주의를 보장하되 지도자는 없는 ― 운동을 건설하고 싶어한다.

모름지기 모든 운동은 그 안에서 상이하거나 상반되는 견해가 생겨나게 마련이다. 사람들은 이런 논쟁에서 한쪽 견해를 편들게 된다. 사람들이 정당이라는 간판을 거부할 때조차 논쟁 주위로 이끌린다.

12월 7일 광화문 촛불 시위 때 미 대사관으로 행진할지 말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사회자는 이쯤에서 집회를 정리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미 대사관을 향해 행진하자고 주장했다. 2만 명이 경찰의 저지를 뚫고 미 대사관으로 행진했다.

모든 운동에서 정치가 제기된다. 어떤 전술을 채택할 것인지, 주류 정치인에 의지할 것인지 아니면 대중에 호소할 것인지 등을 둘러싼 논쟁에서 정치가 제기된다.

이런 정치적 논쟁들 속에서 운동이 전진하려면 조직과 정당이 필요하다. 조직은 성공적인 운동 경험을 일반화할 수 있게 해 준다. 또, 채택해서는 안 될 전술을 피할 수 있게 해 준다.

“정치”를 소수 지도자들이 수동적인 대중에게 하사하는 것쯤으로 여기는 견해를 거부하는 것은 올바르다. 그러나 모든 운동은 쟁점을 토론하고 사상을 명료히 하고 결정을 내린 다음에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운동이 발전하는 데서 사상은 행동만큼이나 중요하다. 어떤 사상은 운동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반면, 어떤 사상은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예컨대, 여중생 살해 항의 운동에는 기성 보수 정당의 정치인들도 참여한다. 이들은 “상식”적인 사상을 퍼뜨리며 이 운동이 될수록 빨리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또, 상당수 사람들은 미국에 의해 상처받은 자존심 때문에 “대한민국”을 외친다. 그리 되면 운동을 탄압하는 한국 정부와 경찰에 도전하기 어렵다.

이런 사상들에 도전하려면 사람들이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능동적인 운동을 건설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이론적 대응이 필요하다. 사상적 오류는 전술적 오류만큼이나 운동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 변혁적 정치 조직이나 정당은 운동 그 자체는 아니고 운동의 일부다. 수많은 활동가들의 행동과 거대한 저항에서 고무를 받는 운동의 일부다. 그리고 운동이 전진하기를 바란다.

이런 조직은 투쟁하는 사람들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들에게서 배운다. 그리고 대다수 노동 계급의 자기 행동이 조직의 토대다.

창의적인 투쟁 방식과 단단한 조직은 상호 보완적이다. 거대한 사회 운동의 탄생은 자본주의에 대한 도전 가능성이 커다랗게 열려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사회 변혁적 조직과 정당이 더 거대해지고 더 강력해지면 세력 관계를 결정적으로 뒤바꿀 수 있는 기회 또한 더한층 커지게 된다.

이것이 사회 변혁적 조직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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