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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레프트21〉이 제시하는 대중 행동강령

물가 상승과 고용 불안정, 가계 부채 등으로 날마다 대중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게다가 경제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 정책의 논리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동자 등 평범한 대중이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류 언론과 대다수 정치인도 대중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 위기의 심화와 이명박 정부의 이러한 신자유주의 공세로 대중은 두려움과 불안감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살고 있다.

그러나 아래 집약한 요구들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즉, 사람보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체제의 논리에 도전한다. 그래서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저항의 결집점 구실을 할 수 있다.

적어도 그러한 투쟁은 위기 상황에서 우익이 득을 얻으려 하는 것을 막는 보루가 될 수 있고, 지배자들과 사용자들 공세의 흐름을 역전시킬 수 있는 운동을 촉발시킬 수 있다.

물론 이 요구들 가운데 어느 것도 자본주의 체제에 명시적으로 도전하지는 않는다. 사실, 그 가운데 많은 것들은 개혁주의자들이 옹호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 요구들을 성취하기 위한 노동자 투쟁의 논리는 자본가 계급 재산권의 토대를 약화시킬 것이다. 그래서 자본가들과 우익의 반동이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이고, 그러면 노동자 투쟁은 양자택일의 갈림길에 서게 될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를 훨씬 더 근본적으로 침해할 것인가 아니면 자본주의적 우선순위의 복원을 마지못해 받아들이고 그에 따르는 고통을 모두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양자택일 말이다.

전환적

해결책이 혁명밖에 없는 매우 심각한 혁명적 위기 상황에서조차 종종 노동계급은 혁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때 이러한 ‘전환적’ 요구들이 노동계급의 현재 의식과 권력 투쟁 사이를 잇는 구실을 한다.

그래서 트로츠키는 우익이 쿠데타를 기도했던 1934년 2월 위기 이후 프랑스 행동강령을 내놓았다. 이때는 엄밀히 말하면 혁명적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1929년 대공황이 불러온 매우 심각한 위기 상황이었다. 단지 혁명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했다. 거기서 더 나아가 대안을 정식화해야 했다.

그러한 대안은 위기 대처 수단으로서 현명한 행동 방침이 될 수 있고, 개혁주의에 대한 대응일 뿐 아니라 근본적 사회 변혁을 향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트로츠키 정설주의자들의 환상과 달리 그러한 전환적 강령 자체가 노동자들의 의식을 바꾸지는 못한다. 노동자들이 해결책이 근본적 사회 변혁밖에 없음을 깨닫는 것은 강령을 이루는 요구들을 성취하기 위해 투쟁하는 것을 통해서다.

그러한 혁명적 투쟁은 활동가들의 즉각적 의제에 올라 있지 않다. 활동가들은 투쟁적 소수를 그러한 요구들 쪽으로 설득하는 데 당분간 주력해야 한다.

또, 그러한 전환적 요구들이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투쟁을 자동으로 일으키지도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이러한 요구들을 둘러싼 토론을 통해 활동가들은 노동자 운동이 어떻게 위기 해결책을 강제할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 줄 수 있다. 자신들의 폭로·분석과 당면한 구체적 쟁점들 사이를 잇는 구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금 제출하는 이 요구들은 토론을 위한 잠정적 시안으로 앞으로 더 보완될 것이다.

전 세계적 경제 위기 속에서 더 강화될 전쟁 위협과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서 다음의 요구들을 둘러싸고 공동의 대중 행동이 필요하다.

● 물가 통제와 물가인상률을 웃도는 임금 인상

고유가·고물가로 말미암은 노동자·서민의 고통 완화를 위해 물가를 통제해야 하고,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해야 한다. 금리인상은 진정한 대안이 아니다. 그리고 물가인상률을 웃도는 임금 인상이 있어야 한다.

● 고용 안정과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 35시간 노동

모든 사람에게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 직장폐쇄와 대량 해고를 단행하려는 기업은 공기업으로 전환시켜 노동자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 실업자에게는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적정한 실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OECD 회원국 중 최장이다. 왜 어떤 노동자는 일자리가 없는 한편으로 다른 노동자는 잔업, 특근 등 장시간 노동으로 삶이 망가져야 하는가? 임금 등 노동조건의 후퇴 없는 주 35시간 노동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삶을 개선해야 한다.

● 비정규직 차별 폐지와 정규직화

전체 노동자의 무려 55퍼센트 정도가 저임금 무권리의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 차별을 폐지하고 정규직화해야 한다.

● 최저임금 대폭 인상

현행의 최저임금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칠 정도로 형편없이 낮다. 적어도 노동자 평균 임금의 절반 이상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

● 모든 노동자에게 온전한 노동기본권 보장

교사, 공무원, 비정규직, 특수고용직, 이주노동자 등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에게 온전한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하고, 필수유지업무제도 등 노동기본권을 제약하는 노동악법을 폐지해야 한다.

● FTA 반대

FTA는 단지 무역에 대한 것이 아니라 상품화와 시장화를 경제 전체에 강요하려는 것이다. 대량실업, 비정규직 증대, 식품안전 위협, 환경파괴, 공공서비스 후퇴 등으로 대중의 삶을 위협하는 모든 FTA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

● 투기자본 규제

투기자본의 활동은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고 금융위기를 부채질한다. 투기적 수익에 중과세하고 그 세수입을 복지로 돌려야 한다. 투기자본의 기업 인수합병과 금융투기를 규제하고, 투기자본을 양성하는 관련법을 모두 폐지해야 한다.

●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

공공서비스는 상품이 돼선 안 된다. 교육·의료·물·전기·가스·철도·금융·지하철·정유·통신·언론·우편 등 공공부문의 민영화와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이미 민영화한 부분은 재국유화해야 한다.

● 모든 국민에게 국민연금 지급

국민연금은 모든 국민에게 노후보장을 위한 충분한 소득원 구실을 해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 거의 절반이 국민연금 수급권이 없다. 모든 국민에게 급여가 지급돼야 하고, 그 부담은 국민연금 급여 대상자들의 노동으로 혜택을 받은 정부와 기업이 져야 한다.

● 부동산 규제와 공공주택 확대

부동산과 주택이 생활에 필요한 거주지가 아니라 투기와 투자의 대상이 됐다. 그래서 서민의 내 집 마련 꿈은 요원하다. 부동산 투기와 투자를 강력히 규제하고, 저렴하고 질 좋은 영구 임대 주택과 국민주택을 충분히 보급해야 한다.

● 무상 의료

의료는 상품이 돼선 안 되고 예방, 치료, 재활 등 의료의 모든 분야가 무료로 제공돼야 한다. 이에 역행하는 영리병원 허용, 민영 의료보험 활성화 등 의료민영화는 중단돼야 한다.

● 입시 폐지와 무상 교육

초중고 학생들은 입시 경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입시 경쟁은 사교육비 폭등을 부채질하고, 자사고·특목고 등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대학 서열을 없애고 입시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교육 재정을 대폭 증액해 무상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이에 역행하는 등록금 인상은 중단돼야 한다. 대학 시장화와 기업의 대학 지배도 없어져야 한다.

● 대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누진세

정부는 대중의 요구에 대해 재원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면 된다. 소득세, 법인세, 상속세, 종부세 등 직접세의 비중을 높이고 그 누진율도 올려야 한다. 유가 상승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긴 정유사 등에도 중과세해야 한다.

● 제국주의 전쟁 반대

세계 패권을 유지·강화하기 위한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은 중단돼야 한다. 미국과 한국 정부 등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지에 대한 점령은 당장 중단돼야 하고, 파병 부대를 철수해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지지해선 안 되지만, 이를 빌미로 세계 최대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이 북한을 위협하는 데는 분명하게 반대해야 한다.

● 친제국주의와 군국주의 반대

미국의 제국주의적 세계 전략에 협력하려는 전략 한미동맹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 미국이 중동에서 벌이는 전쟁과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을 견제하는 데 한국이 파트너가 된다면 한반도 평화도 크게 위협받을 것이다. 영구 주둔을 획책하는 주한미군은 철수해야 한다.

이미 남한은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한 국가 가운데 하나다. 징병제를 폐지하고, 자주국방을 명분으로 한 군비증강도 중단해야 한다. 군비증강 예산을 복지 확충으로 돌려야 한다.

● 남북한 민중의 연대를 위해

남북한 지배자들은 수십 년 동안 남북 적대를 이용해 민중을 억압해 왔고, 화해를 시도할 때조차 민중의 삶은 안중에 없었다. 남한 민중은 외교 논리보다 북한 민중과의 연대를 우선해야 한다. 식량 지원이 대북 압박 수단이 아니라 굶주리는 북한 민중을 위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경제적·정치적 이유로 남한에 정착하려는 탈북자를 환영해야 한다. 또, 북한 인권을 빌미로 한 제국주의적 압박에 반대하면서도 북한 민중 스스로 민주적 권리를 쟁취할 수 있기를 바라야 한다.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권리 보장도 지지해야 한다.

● 민주주의를 위해

국가보안법, 집시법, 경찰력 강화, 인터넷·언론 통제 등 민주적 기본권을 가로막는 온갖 법과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사형제도 폐지해야 한다.

각종 보안 수사기관을 해체해야 하고, 수감 시설과 경찰·검찰·군대 등에 대한 공공의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진정한 배심원제의 도입 등 사법제도의 민주적 개혁이 필요하다.

부패 공직자들을 소환할 수 있어야 하고 부패 기업은 공기업화해야 한다.

● 여성과 소수자 차별 반대

여성·이주자·장애인·동성애자 차별 등 부당하며 운동을 분열시키는 온갖 차별에 반대해야 한다.

여성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받아야 한다. 국공립 보육시설이 대폭 확충되고 무상 보육이 이뤄져야 한다. 낙태 금지법, 간통죄 등 여성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법률도 모두 폐지돼야 한다.

이주노동자 단속·추방을 중단하고 출입국과 취업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이주자에게 내국인과 동등한 정치적·사회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 지구 온난화 중단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경제 체제는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에 의한 재난을 일으키고 있고, 이는 더욱 엄청난 재앙을 부를 것이다. 핵 에너지는 진정한 대안이 아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규제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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