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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온라인:
등록금 고지서를 받아 보며

이맘때쯤 되면 나는 등록금 고지서를 뽑아서 죄인이 된 것처럼 집에 내려간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에 다니는 내 등록금은 3백70만 원이 넘는다. 이른바 중산층이라는 우리 집에서도 감당하기 힘든 액수다. 예술대 학생이나 약대 학생의 등록금은 이미 5백만 원이 훌쩍 넘었다.

때문에 많은 대학생들이 학비 마련을 위해서 휴학을 하거나 학기 중에도 돈을 벌고 있다. 내 친구들만 보더라도 신분이 전문 알바생인지 대학생인지 구분이 가질 않을 정도다.

학교는 ‘물가 인상’이나 ‘학교 경쟁력’ 등 ‘어쩔 수 없는 이유들’을 궁색하게 대며 앓는 소리를 해 왔다. 그러나 뒤로는 자신의 배를 불리고 있다. 이화여대는 수천억 원의 이월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 돈이면 학생들은 적어도 수 년간은 무상으로 학교를 다닐 수 있지만, 학교에서는 이 어마어마한 돈의 쓰임조차 제대로 밝히고 있지 않다.

‘반값 등록금’을 약속한 이명박 정부도 ‘대학 자율화’를 이야기하면서 대학 등록금 책정에 정부의 개입이 불가능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이번 학자금 대출 이자율을 사상 최고치로 높이고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

대학이 쌓아 놓은 적립금은 모두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대학들이 돈 놀이를 못하게 규제하고 교육재정을 확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