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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아니라 ‘2MB 원맨쇼’였어요”

지난 9일 KBS 등에서 방영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이명박은 ‘대화’는커녕 조리 없는 자기변명으로만 일관해 빈축을 샀다. 국민 패널로 참가한 촛불 대학생 성지현(다함께 회원) 씨는 이 프로그램이 사전부터 철저히 검열·통제됐음을 다음 아고라에 폭로했다. 〈저항의 촛불〉 서범진 기자가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어떤 검열과 통제가 있었던 건가요?

패널로 섭외된 직후, 담당 기자를 처음 만났을 때 “프로그램 준비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미리 좀 적어서 주면 좋겠다, 검열 같은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했어요.

그런데 질문지를 보내니 처음에는 “분량이 너무 길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다음에는 “백골단이나 이런 표현은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하더군요. 나중에는 아예 “지지율 얘기는 빼는 것이 좋겠다”고까지 했어요. 그래서 저는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것도 아닌데 왜 빼야 하냐”고 항의했죠. 그러자 다시 전화가 왔고 [작가들이 짠] 질문 대본을 아예 쭉 불러주면서 “[이대로 할지 말지] 예스나 노로만 대답하라”고 했어요. 거절하면 패널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협박까지 하면서요.

다른 패널 분도 ‘통제가 너무 심하다’고 하소연했어요. 그분은 학자금 금리뿐 아니라 등록금 자체가 너무 높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데, 작가가 준 대본에는 그 얘기가 빠져 있었대요. 그건 프로그램 취지와 맞지 않다고 했대요.

이렇게까지 내용을 통제하려고 한 이유가 뭘까요?

처음 KBS 측에서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기 때문에, [이명박에게] 질문지를 절대 미리 보내거나 하지 않는다”고도 했었죠. 그러나 나중에 대기실에서 듣게 된 바로는 ‘대통령이 미리 준비해서 알찬 답변을 하는 게 좋으니 2줄 정도로 요약해 미리 질문지를 보냈다’고 하더군요. 청와대에서 압력이 존재했다고 봐요. 전에 장미란 선수와 촛불 진압 전경을 패널로 부르라던지, 그런 요구도 있었다고 보도됐죠. 처음부터 청와대는 대화할 생각이 없었고 이명박의 황당한 주장만 일방적으로 담으려 한 거죠.

이명박의 궤변을 들으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황당했어요. 이명박은 반값 등록금은 자신의 공약이 아니라고 아예 딱 잘라 거짓말을 했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요즘 비정규직은 예전보다 나아져 정규직 임금의 60퍼센트는 받더라는 둥 ….

평화적 방법과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도 얘기하던데, 인터넷 아고라에서 조중동 불매 운동하는 사람조차 잡아가고 국가보안법으로 사람들 잡아가면서, 정말 너무 역겨웠어요.

그리고 자신이 전과 경력자면서 법치 이런 얘기하는 것이 너무 웃겼어요. [촛불시위]주동자냐고 제게 물었는데, 저는 정말 ‘맞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명박 같이 국민 삶 망치는 ‘전문 사기꾼’에 맞서 그에 반대하는 ‘전문 시위꾼’도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추가 질문 기회조차 얻을 수 없었죠.

아고라에 이런 진실을 밝히는 글을 올리자 많은 호응이 있던데요.

일단 그런 반응이 너무 고마웠어요. 정말 이명박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 방송에서 싸운 것이 나 혼자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탄압이 너무 심해서 눈에 보이는 촛불 크기가 줄어들긴 했지만 이명박에 대한 분노는 정말 저변에서 계속 들끓고 있는 것 같아요. 추석 때 가족과 친척이 모였을 때도 다들 경제 대통령이라면서 사람들 삶을 더 어렵게 하는 이명박을 성토했어요. 어떤 계기만 있으면 다시 촛불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함께 계속 싸워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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