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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국가로 번지는 경제 위기

경제 위기의 핵은 미국에 있지만 그 파장은 전 세계 주요 경제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영국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 2121호에서]

유럽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정부는 은행·보험 업계의 대재벌인 포르티스에게 구제 금융 1백12억 유로를 지원해 부분적으로 국유화했다. 독일 정부도 유럽 제2위 상업 부동산 대부업체인 히포 부동산주식회사에 긴급 자금을 수혈했다.

유럽연합 경제의 30퍼센트를 차지하는 독일은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심각한 문제에 빠져 있다. 수출도 8년 만에 최저 성장을 겪고 있다. 독일 경제는 수출 덕분에 2000년대 초에 저성장을 극복할 수 있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독일·영국·스페인이 올해 불황에 접어들 것이고, 유럽연합 다른 모든 회원국들도 운이 좋아야 비슷한 상황에 빠지는 것을 피할 수 있을 거라고 경고했다. 이 발표 직후 지난 20년 동안 금융 성장 덕분에 ‘유럽의 호랑이 경제’로 불리며 칭송받았던 아일랜드 경제가 공식적으로 불황에 접어들었다.

지난 30년 동안 유럽 정부들은 중도좌파와 중도우파가 번갈아 집권하면서 미국과 영국 정부를 뒤쫓아 자유시장 정책을 펴 왔다. 이것은 누가 복지서비스·노동권·연금 제도를 삭감하고 약화시킬 수 있는지 경쟁하는 ‘밑바닥을 향한 경주’였다.

이런 정책은 반발을 샀다.

최근 오스트리아 유권자들은 사회당과 인민당(보수당) 간 ‘대연정’을 심판하는 표를 던졌다. 비록 사회당이 여전히 가장 많은 정당 득표를 기록했지만 극우정당들도 거의 30퍼센트를 얻었다. 이것은 파시스트당인 자유당이 18퍼센트, 그 파트너인 ‘미래를 위한 동맹’이 11퍼센트를 얻은 덕분이었다. 자유당 지도자는 나치 문양을 합법화하고 SS[나치 친위대] 출신들을 기리는 행사를 열려 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지지율이 높아진 반(反)이주민 우익 정당들이 인종차별주의적 공격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식의 반발도 있다. 국제 경제 신문들은 한때 자신들의 복덩이였던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가 실패한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사르코지는 재정적자 해소도 실패했고, 연금과 노동시간에 대한 추가 공격도 실패했다. 이것은 노동조합과 학생 들의 저항 덕분이었다.

지난주 이탈리아에서는 노조 활동가 1백만 명이 우파 정부의 공격에 맞서 거리에 나섰다. 이것은 밀라노와 나폴리에서 발생한 인종차별주의적 공격에 대한 반발이기도 했다.

독일에서는 노동조합들이 일련의 임금 인상 투쟁에서 큰 양보를 따냈고 급진 좌파 정당인 ‘좌파’의 지지율이 사민당을 능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중이 경제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누가 주도하느냐의 문제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 은행가·기업주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제대로 표출되도록 좌파들이 개입하는 데 실패했을 때, 파시스트들이 이주민들에 대한 공격을 통해 반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과 일본

세계경제 위기가 중국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금껏 중국 경제는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 이것은 부분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적 경제 정책 덕분이었다.

그러나 지난주 인도 광석 수출업자들은 중국 철강 기업의 광석 주문이 5퍼센트나 하락했고 일부 중국 철강 기업은 심지어 수입 계약을 파기했다고 지적했다.

이것은 중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의 성장은 미국 시장에 대한 소비제품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중국 총리 원자바오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수요가 줄어들면 당연히 중국 수출도 타격을 입을 것이다. 미국 금융권의 동향은 중국 금융권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 만약 미국 금융권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우리는 중국 자본의 안전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제2위 경제인 일본의 대미 수출도 자가용과 트럭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한 달 동안 22퍼센트나 줄었다. 동시에 유럽 시장에 대한 수출도 줄고 있고 고유가로 수입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이 때문에 일본 무역수지가 26년 만에 최초로 적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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