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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으로 돈놀이하지 말라

주요 대학들은 그동안 적립금을 주식과 펀드에 투자해 왔다. 학생들의 피 같은 등록금을 갖고 도박을 벌인 것이다.

여러 해 동안 사립대학들은 예산을 부풀려서 등록금을 인상시킨 뒤 돈을 남기는 방식으로 적립금을 쌓아 왔다. 매해 등록금 인상액의 1.5배가 넘는 돈을 적립한 결과, 현재 사립대학 적립금의 규모는 6조 원이 훨씬 넘는다.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2003년부터 함께 삼성 YES펀드를 만들어서 현재 3천억 원에 이르는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는 학교 발전기금 2천억 원의 약 60퍼센트, 고려대는 적립금의 25~35퍼센트에 이르는 돈을 펀드와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했다. 서강대 재무팀장은 “등록금이 들어오면 그날 바로 쪼개 투자한다”고 말할 정도인데, 서강대는 적립금의 90퍼센트를 금융 투기에 사용했다. 지난해 노무현 정부가 적립금의 주식 투자를 합법화하면서 대학들의 돈놀이는 더욱 자유로워졌다.

최근 펀드·주식이 폭락하면서 많은 적립금이 공중에 사라져 버렸을 것이라 예상되지만 각 대학 당국은 구체적인 운용 내역을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다. 최근 연세대 학생들은 펀드감시단을 만들어 대학 당국에 적립금 사용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5일 만에 5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서명에 동참했다.

대학생들이 매달 버거운 학자금 대출 이자를 내거나 심지어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자살하는 현실에서 수천억 원대의 적립금이 도박판에 쓰이고 있는 것은 정말 원통한 일이다. 대학 적립금은 학생들의 등록금을 인하하고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데 쓰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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