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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구〉 (알래스테어 포더길·마크 린필드 감독, 2007):
수십 권의 책보다 더 큰 호소력

극장이 어두워지고 영사기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영화 〈지구〉는 우리를 생명이 넘쳐흐르는 자연의 한복판으로 이끈다. 지구의 북쪽 끝에서 남쪽 끝까지 “우리 곁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생명들이 펼치는 장대한 생명의 드라마가 90분 내내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50여 년 동안 자연을 다큐멘터리로 담아 온‘BBC 자연사단’이 5년 동안 2백여 곳의 현지 촬영과 총 1천 시간의 촬영 분량, 2백50일 간의 항공 촬영을 통해 담아낸 〈지구〉는 압도적 영상미를 자랑한다.

동시에 이 영화는, 지구 온난화의 해악을 극적으로 일깨워 준다. ‘높아진 기온 때문에 얼음이 빨리 녹아서 북극곰이 먹이를 얻지 못하고 굶어 죽는다’는 잔혹한 사실이 태어나 첫 햇살을 보고 첫 걸음을 내딛는 새끼 북극곰의 귀여운 모습과 겹쳐지면,

그것은 그 자체로 수백 편의 글을 갈음하는 호소력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만약 당신이 환경 문제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원한다면 영화 〈지구〉는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집요한 선동을 찾는 것도 무망한 일이다. 〈지구〉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우리에게 말한다.

〈지구〉는 인간이 살고 있는 이 지구 위에는 인간 외에도 다른 많은 생명들이 그들의 아름다운 삶을 펼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바로 그렇게, 〈지구〉는 미래의 세대들도 이 지구를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속삭인다. “아직 너무 늦은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으십시오.” 영화 마지막의 자막은 우리에게 커다란 울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