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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 속의 빈곤, 모순으로 읽는 세계경제 이야기》, (장시복 지음, 책세상):
그냥 내버려 두면 큰일 낼 체제

장시복 교수의 이 책은 자본주의 작동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특징과 발전 동학에 관한 저자의 친절한 설명을 읽다 보면 용서할 수 없는 이 체제에 대한 분노가 싹튼다. 시장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주류 경제 논리의 신화도 산산조각난다. 오늘날 통제력을 상실한 세계경제를 이해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값진 책이다.

저자는 “미래 세상을 함께 이끌어 갈 ‘막장 세대’ 10대와 ‘88만 원 세대’ 20대가 이 책을 통해 세계경제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를 결정하는 데 작은 도움”을 주려고 이 책을 썼다. 그래서 이 책은 청소년들도 읽기 쉬운 입문서다.

저자는 전후 호황이 끝나자 자본가들이 떨어진 이윤율을 회복하려고 신자유주의와 해고, 임금 삭감, 규제 완화, 민영화를 추진한 과정을 설명한다.

풍요 속의 빈곤만큼 세계화의 모순을 잘 드러내는 것도 없다. 엄청난 부가 존재함에도 부정의한 경제 시스템 때문에 13억 명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고 있다.

저자는 세계화에 대한 널리 퍼진 신화와 달리 국적 없는 자본은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초국적 기업에 맞서 노동자들의 국제적 연대 투쟁도 강조한다.

또, 이 책은 금융투기가 경기를 끌어올리기도 하지만 어떻게 순식간에 세계경제시스템을 취약하게 만드는지 잘 설명한다.

결국 현 체제는 탐욕스러운 “악마의 손”들이 이익은 사유화하면서 위험은 사회화시키는 부정의한 경제 체제다.

그래서 책의 마지막 장은 1999년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한 반자본주의 운동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며 다른 세계를 위한 운동에 함께 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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