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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죽음을 정치적으로 악용 말라

배우 최진실이 왜 자살을 했는지 나는 모르겠다. 그런데 미디어들은 자기들이 안다고 외치고 있다. ‘악플’ 때문이란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나라당이 ‘최진실법’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이다.

어디선가 많이 듣던 말, 나와 내 동지들이 열사들의 유지를 받아 투쟁할 때 우익들이 지껄이던 말을, 나는 이제 올바른 곳에 사용하고 싶어 졌다. “죽은 자를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지 말라.”

‘악플’은 한국의 저열한 교육과 피폐한 문화에 따른 것이지, 검열이 없어서 생긴 게 아니다. 검열은 악플 잡는 체 하다가 민주주의만 없앨 것이다. ‘악플’은 우리들을 입시지옥, 빈곤, 고된 노동에 시달리게 만들어 자살로 내모는 저들이 가장 최근에 찾아낸 가장 어이없는 변명거리일 뿐이다.

최진실 씨가 정말로 ‘악플’ 때문에 죽은 건지는 모르겠다만, 적어도 수많은 인격들이 ‘악플’이 아닌 소외와 경제적 이유로 자살한다.

제대로 된 직장도 못 갖고 이곳저곳을 떠돌던 내 작은아버지가 농약을 마신 채 증조할아버지 무덤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을 때 어떤 미디어가 관심을 가졌던가?

저열한 한나라당이고, 저열한 쓰레기 미디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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