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에 개봉하는 영화 〈언더 더 쎄임 문〉은 멕시코에서 LA로 넘어와 불법 이주노동자 생활을 하는 엄마를 찾아, 혼자서 국경을 넘는 9살 소년 칼리토스의 여정을 그린 로드무비다. 이 영화의 진정한 매력은 우연과 과장으로 진부해진 ‘엄마 찾아 삼만 리’를 넘어서는 데 있다.
영화는 칼리토스의 여정 위에 멕시코 이주노동자들의 눈으로 본 미국 남부의 현실과 그 속에서 생활하는 이주자들의 군상을 솜씨 있게 엮어 낸다. 대학 등록금을 벌려고 이주자들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겨주는 커플, 농약 때문에 얼굴에 손을 잘못 댔다가는 살점이 떨어지는 토마토 농장에서 일하는 멕시코·중국 계 이주노동자들, 노임을 떼여도 불법체류자 신분 때문에 제대로 항의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이런 장면들 위에서 칼리토스는 단순한 아홉 살 어린아이가 아니라 멕시코 계 이주노동자들의 초상화다. 도망치고, 힘들게 일하고, 안정 따위는 꿈도 꿀 수 없지만 낙관과 인간애를 잃지 않는 칼리토스의 모습은 희망을 감동적으로 표현한다.
시민권을 따려면 미국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는 칼리토스의 엄마에게 동료가 던지는 농담은 그 자체로 훌륭한 블랙코미디다. “아주 쉬워요. 처음엔 불쌍한 인디언들을 착취했고, 나중엔 노예들을 착취했죠. 지금은 멕시코인들을 착취하고 있고요!”
영화는 뒤로 갈수록 묘미를 더한다.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한 훌륭한 메시지와 진한 감동, 완급을 조절하는 영상 편집과 맛깔스러운 음악을 함께 감상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력히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