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낙하산' 구본홍에 맞서 1백 일 넘게 당당하고 멋지게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종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부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구본홍은 이제 출근 시도조차 않습니다. 주변 호텔을 전전하는데 아마 호텔에서도 받아 주지 않을 듯합니다.
구본홍이 사장으로 임명된 후 부팀장을 교체했습니다. 우리는 부팀장의 업무지시를 듣지 않았습니다. 대신 선임 기자들이 데스크 역할을 했지요. 국정감사 증인으로 구본홍이 언급됐는데, 구본홍 이름을 빼려다가 저희들의 압력으로 보도가 되기도 했지요.
1970년대, 80년대 선배들은 언론 자유를 위해 정말 목숨 걸고 투쟁했습니다. 당시 언론 자유는 이상이었지요. 그러나 선배들의 투쟁 덕택에 이제 언론 자유는 상식이 됐습니다.
우리는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상식을 이명박 정부가 깨뜨리는 것에 맞서 싸우는 것입니다.
4백여 명의 조합원들이 똘똘 뭉쳐 있습니다. 많은 조합원들이 파업에 찬성했습니다. 언론노조가 진행한 파업 투표도 높은 지지율로 가결됐지요.
연대의 확산에 저희들도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 저지 투쟁에 각 지부 언론인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 촛불문화제에는 촛불 시민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합니다. 1만 마리의 학을 만들어 주신 분도 있고, 검은 스카프에 일일이 YTN을 직접 수놓으신 분도 계십니다.
‘블랙 데이(항의의 뜻으로 검은 옷을 입는 날)'에는 모든 기자들이 검은색 옷을 입고, 또 국회 출입처 기자들은 리본을 달았죠. SBS는 앵커가 검은색 옷을 입고 화면에 나왔습니다. 원래 앵커는 옷도 마음대로 입지 못하는데 대단한 용기를 낸 거죠.
촛불 1기가 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좌절한 듯합니다. 그러나 좌절할 필요가 없습니다. 촛불은 꺼지지 않았습니다. 신념으로서 촛불은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서 불타고 있습니다.
이명박과 구본홍이 힘으로는 우리를 꺾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해고자들이 복직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물리력에서 밀린다고 해서 싸움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언론 자유를 위한 투쟁의 역사를 보면 물리력에서 밀렸더라도 길게 보면 결국은 승리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도 결국 승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