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4시,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주최한 용산 참사 3차 범국민 추모대회에 1만여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이날 경찰은 집회를 불허하고 1백20개 중대, 1만여 명의 경찰병력을 동원해 추모대회가 열릴 청계광장을 원천봉쇄했지만 검찰의 진실 은폐·조작에 분노한 사람들을 막지 못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한 목소리로 검찰이 편파 수사를 중단할 것과 이명박 퇴진을 요구했다.
제일 먼저 연단에 선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은 지난 20일 “5명을 죽이려고 경찰과 용역 양아치 2천 명이 달려들었다”며 이것만 봐도 용산 참사는 “학살”이라고 했다.
진상조사단 권영국 변호사는 “용산 참사의 주된 원인은 경찰특공대의 ‘공격적 진압’인데 검찰은 … 철거민들에게 혐의가 있다고 결론짓고 그 협의를 입증할 증거에만 수사력을 집중시켰다”고 했다. 그는 검찰이 “처음부터 공정한 수사 할 생각도 없었다”며 “검찰수사의 문제점만이 아니라 경찰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도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고 양회성 씨 아들 양종민 씨는 “여러분은 불에 탄 시체를 본 적이 있나요? 제가 처음 본 불 탄 시체가 바로 아버지의 시신이었습니다. 돌아오시면 아버지와 마주앉아 소주 한 잔 하고 싶었는데, [이명박은] 이 작은 행복마저 빼앗아 갔습니다”고 해 집회 참가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그는 “검경이 무릎 꿇고 빌고 이명박 퇴진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대학생 8백여 명은 범국민 추모대회에 앞서 ‘살인정권 규탄 대학생대회’를 열어 용산참사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이명박 정권을 규탄한 후 추모대회에 참가했다. 연단에 오른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이원기 의장은 “독재정권이 민중을 억압할 때 대학생들이 끝까지 이에 맞서 싸웠던 것처럼 이번에도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해 큰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발언한 범대위 김태연 상황실장은 “박종철 열사를 살해하고 한 정권이 끝장났다. 지금도 그런 상황”이라며 “검찰이 지난 19일 동안 사태를 호도했듯 수사 발표를 한다면 9일은 이명박이 명운을 다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집회를 마친 집회 참가자들은 평화 행진을 시도했다. 곤봉, 방패, 휴대용 색소 발사기 등으로 무장한 1만여 명의 경찰은 시내 곳곳에 배치돼 행진을 가로막았다. 온 시내를 ‘점거’한 경찰병력을 보고 지나가는 시민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행진에 참가한 ‘아이러브YTN'까페 한 회원은 “[이명박은] 용산[에서 사람을 죽인 것]뿐만 아니라 MB악법 통과 시키려고 하니 여러 군데에서 투쟁이 벌어질 까 두려워서” 경찰이 강경대응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시위대는 경찰 탄압 때문에 안정적으로 행진할 순 없었지만 여러 군데로 흩어져 행진을 벌이다 명동성당에서 정리 집회를 했다.
정리 집회에서도 집회 참가자들은 제2의 촛불로 이명박을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다짐하며 검찰이 최종 수사 발표를 하는 9일과, 14일 4차 범국민대회에 다시 모여 정부를 규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