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나오는 귀족학교 ‘신화고’가 현실에도 있다?
고려대학교가 2008년 수시에서 고교등급제를 실시해 ‘명문고’, 외고 학생들을 우대 선발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고대 당국의 고교등급제 실시 의혹에 대해 “이상이 없다”며 면죄부를 줬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더 나아가 2011학년도 입시부터 본고사와 고교등급제를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교등급제 실시는 입시 경쟁을 강화하고 돈 많은 학생들만 받아들이겠다는 선언과 다를 바 없다. 가뜩이나 대학입시경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청소년들을 이제는 고교입시지옥으로 밀어넣는 셈이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본지와 한 인터뷰에서 “고교등급제가 적용되면, 부모들의 소득격차가 그대로 입학실적에 반영”된다고 주장했다.
“외고에 보내기 위해선 중학교 때부터 과외 시켜야 하고 일년에 2천만 원 이상을 교육비로 지출할 능력이 있어야 외고에 다닐 수 있다. 강남에 있는 학교를 다니기 위해선, 강남의 높은 집값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소득격차가 교육격차로 이어지고, 그 교육격차가 다시 소득격차를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아 “명문 사립대를 중심으로 대학이 귀족학교화”한다는 것이다.
소득격차와 교육격차
이명박 정부는 “강부자”만을 위한 사립대학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처음으로 학생선발 자율권을 부여하자마자 고교등급제 의혹이 일면서 “대학자율화” 정책의 실체가 드러났다.
최근에는 고교평준화도 폐지하려 한다. 국무총리 한승수는 “고교평준화가 학교자율성 확대나 학생 창의성 신장을 위해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고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은 아예 “평준화가 학생을 더 우수하게 만드는 데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
권영길 의원 말대로 “교육의 평등은 여러 학생들의 재능이 사회적 제약으로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데도 이명박 정부는 1퍼센트만을 위한 막장 교육 정책을 밀어붙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