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와 기업주들은 청년실업을 해결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 그들이 해결책이랍시고 내놓은 잡셰어링, 대졸초임 삭감, 청년인턴제 등은 기껏해야 단기·저질 일자리를 양산하거나 이미 고통을 짊어지고 있는 노동자들끼리 고통을 나누라는 것 밖에 안된다.
이명박 정부가 지난해 2월부터 1년 간 ‘일자리 대책’이라는 명목으로 책정한 예산의 90퍼센트가 대기업과 건설사 지원이었다. 직접적으로 노동자를 위한 예산은 기껏해야 8.5퍼센트 밖에 안 된다.(경실련 조사) 그나마 건설 공사가 늘어나도 저임금 일용직 일자리만 낳을 뿐이다. 게다가 ‘기업을 지원하면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정부의 말과 달리 기업 투자는 오히려 줄고 있다.
실업 문제를 계속 방치하면 수요가 줄어 위기가 더 심해질 것이 뻔한데도 이들은 이윤에만 목숨을 걸고 있다. 따라서 이윤 우선 논리를 거스르지 않고서는 실업을 해결할 수 없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시민·학생 단체 들은 이명박과는 정반대의 대안을 내놓고 있다. 건설사 배만 불릴 게 아니라, 노동자·서민에게 정말 필요한 사회서비스(노인요양, 보육, 교육, 복지서비스, 환경 보전 등)에 투자하면 양질 일자리 1백만 개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하는 데 4년 간 최소 25조 원 가량이 필요하다.
재원은? 재벌들의 사내 유보금 중 7퍼센트만 투입해도, 4년 간 부자감세액 90조 원의 일부만 투자해도, 대운하에 쏟아 부을 15조 원만 돌려도 마련할 수 있다. 재벌들의 배당 수익금도 엄청나다. 청년실업자들이 실업 공포에 떨고 있던 지난해 말, 재벌 11명은 엄청난 배당금을 챙겼다.(정몽준 4백10억, 정몽구 2백71억, 이건희 1백48억)
이와 더불어 청년실업자들이 직장을 구할 때까지 실업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이명박 식 ‘일자리 나누기’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노동조건 후퇴 없는 노동시간 단축’이 도입돼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런 대안이 설득력 있으려면 기성세대 정규직 노동자들이 먼저 양보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것은 역효과를 낳을 것이다. 최근 현대중공업 정규직 노조가 나서서 임금 삭감을 자처했지만, 여전히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구조조정과 임금삭감 위험에 떨고 있다. 청년인턴제 도입이 청년실업을 줄이지도 못하면서 노동자를 자르는 명분이 되고 있듯이, 노조의 양보는 더 취약한 부문에 고통을 전가하는 명분이 될 것이다.
청년실업자와 노동자 들은 위기에 책임이 없다. 위기는 무질서한 이윤 경쟁을 벌여 온 기업주들과 국가가 낳았다. 따라서 기업과 정부가 책임지도록 강제해야 한다.
학생단체들과 민주노총이 5월 1일, 등록금 고통과 청년 실업 해결을 위해 공동 행동에 나선다. 이런 움직임에 더 많은 노동자와 학생 들이 가세해야 한다.